
■ 故 김하늘 양 발인식
가족·선생님·조문객들 눈물
피 묻은 사건현장 본 할머니
몸 가누지 못할 정도 오열도
임시휴교 피해 학교 학생들
‘집단 트라우마’ 호소하기도
대전=이재희 기자 jaehee618@munhwa.com, 노수빈·조언 기자
“하늘아, 이제 가자….”
14일 오전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에서 치러진 ‘대전 초교 흉기 사건’ 피해 학생 고(故) 김하늘(8) 양의 발인식은 유족과 조문객의 눈물과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김 양의 어머니는 영정사진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하늘아, 우리 애기. 아이고 우리 애기 어떡해”라며 통곡했다. 특히 피 묻은 현장을 직접 목격한 할머니는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오열해 유족들의 손에 부축을 받으며 겨우 걸음을 옮겼다. 아버지 김민규(38) 씨는 마지막까지 조문객들을 맞이하며 자리를 지켰다. 김 씨는 연신 딸의 영정사진을 손으로 쓰다듬었고, 넘어질 듯 휘청이며 “하늘아, 가자”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곧이어 진행된 발인예배에서는 유족을 비롯해 100여 명의 조문객이 함께했다. 해맑게 웃고 있는 김 양의 영정 뒤로 작은 관이 놓였다.
김 씨가 활동 중인 대전하나시티즌 서포터즈 ‘유토피아’ 소속 조문객 김모(32) 씨는 김 양에 대해 “끼가 많고 밝았고, 동생들도 잘 챙겨줬다”며 “지난달에만 해도 가족끼리 만나 같이 놀았는데 믿기지 않는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날 발인식에는 일반 시민들도 함께했다. 조문객 이모(26) 씨는 “하늘이를 알지는 못하지만 웃는 얼굴이 참 예뻐 더 가슴이 아팠다”며 빈소를 나오며 흐느껴 울었다. 그는 “너무 참담해 머리가 하얗게 된 기분인데 하늘에서 좋은 곳으로 가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울먹였다.

발인 예배가 끝나고 김 양의 영정은 운구차로 향했다. 혼자 서 있을 힘도 없는 듯 발을 끌며 부축을 받은 김 양의 어머니는 관을 따랐다. “이젠 보내줘야 한다”는 김 양의 외삼촌 말에 어머니는 딸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며 발을 동동 굴렀다. 할머니는 “우리 애기 살려줘”라며 오열했다. 김 양은 이날 대전 정수원에서 화장 절차를 마친 뒤 대전추모공원에 안치된다.
한편 임시 휴교 중인 해당 초교는 오는 17일 다시 문을 열 예정이지만 학생들은 “등교하기 무섭다”며 ‘집단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전날 이 학교 추모 현장을 찾은 재학생 박모(10) 양은 “학교에 가기가 너무 무섭다”고 울먹였다. 학부모 A 씨는 “학생, 교사, 학부모 모두 충격이 크다. 학교가 사실상 초토화됐다”며 “전학을 보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했다. 다른 학부모 B 씨 또한 “학생들의 트라우마가 평생 갈 것 같아 걱정”이라며 “집단상담과 개인 상담 등 전수조사부터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시교육청은 본청과 교육지원청 위(Wee) 센터를 통해 해당 학교 재학생들에 대한 응급심리상담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대전경찰청은 현재 외상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가해 교사 명모(48) 씨의 회복을 지켜본 뒤 체포영장을 집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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