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전자 분석부터 치료 표적 예측까지, AI가
질병과 유전자의 숨은 연결고리, AI로 정밀 분석
부산=이승륜 기자
부산대 연구팀이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를 예측하고, 그 유전자가 질병 치료의 표적이 될 수 있는지를 분석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연구를 통해 환자의 유전자 특성에 맞춘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지면서 정밀 의료 시대가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대 정보컴퓨터공학부 송길태 교수 연구팀과 부산대병원 순환기내과 이혜원 교수 연구팀은 특정 유전자가 질병을 치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예측하고, 그 결과에 대한 설명까지 제공하는 AI 시스템을 공동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질병은 단순히 한 가지 원인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유전적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 영향을 주고받으며 나타난다. 연구팀은 이러한 복잡한 상호작용을 분석하기 위해 AI 모델을 활용했고, 그 과정에서 AI가 어떤 정보를 중요하게 반영했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기술도 적용했다.
이번 연구에서 핵심적으로 사용된 기술에는 ‘하이퍼그래프’와 ‘어텐션’이라는 개념이 포함된다. 하이퍼그래프는 여러 개의 유전자가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하는 데이터 구조다. 이를 활용하면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 간의 복잡한 관계를 더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 어텐션은 AI가 데이터를 분석할 때 중요한 정보에 더 집중하도록 돕는 연산 방식이다. 이를 활용하면 AI가 어떤 요소를 기준으로 질병과 유전자의 관계를 예측했는지를 알 수 있다.
연구팀은 AI 시스템의 정확도를 검증하기 위해 ‘디스지넷(DisGeNET)’이라는 데이터베이스를 비롯한 여러 신뢰성 있는 연구 자료를 활용했다. 이 데이터베이스에는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 정보, 유전자와 질병의 관계, 그리고 유전자 및 질병 온톨로지(개념 간 연관 관계를 정리한 체계) 등의 정보가 포함돼 있다.
송길태 교수는 “기존의 AI 연구들이 단순히 유전자와 질병의 연관성만 예측했던 것과 달리, 이번 연구는 특정 유전자가 실제로 치료 표적이 될 수 있는지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에 개발된 AI 시스템을 활용하면 특정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 후보군을 빠르게 찾아낼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질병을 유발하는 원인 유전자에 직접 작용하는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 AI 시스템의 국내 특허 출원을 완료했으며, 현재 미국 특허 출원도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실 및 중견연구 사업, 그리고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인공지능융합혁신인재양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연구에는 송길태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부산대 대학원 AI전공 김기범 박사과정 연구원이 제1저자로, 부산대병원 이혜원 교수가 공동저자로 함께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인 영국 옥스퍼드대 발간 ‘생명정보학 브리핑(Briefings in Bioinformatics)’ 지난달 22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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