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전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 김하늘 양의 발인식에서 유가족들이 하늘 양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14일 오전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 김하늘 양의 발인식에서 유가족들이 하늘 양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하늘이법, ‘지속검사·적극개입·신속분리’ 핵심
‘문제 교사’ 당국 적극 개입에 "문제 오히려 숨겨" 우려
"있는 제도부터 제대로 작동시켜야" 신중론도



학교 안에서 교사에게 살해된 김하늘 양 사건 이후 교원의 정신건강을 관리하고 학교 안전을 강화하는 이른바 ‘하늘이법’ 입법이 속도를 내고 있다. 교원 임용 시부터 재직기간 내내 심리검사를 하고 이상행동을 할 시 적극 개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데, 교원 사회에서는 오히려 질환 등을 숨겨 더 큰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교육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은 오는 17일 김 양 사망사건의 재발 방지를 논의하는 당정협의를 연다. 협의회에서는 하늘이법의 주요 내용이 논의될 예정인데, 교사의 정신건강 관리 강화 방안과 교내를 중심으로 한 학교 안전대책이 세부 내용이 될 전망이다. 이는 김 양이 사망한 지 일주일 만이다.

하늘이법 내용으로는 우선 교원은 임용 시와 재직기간에 정신건강 관련 검사를 받는 안이 검토된다. 임용 시 인적성 검사와 함께 정신건강 검진을 받고, 교직 생활 중에도 주기적으로 심리검사를 받는 식이다. 폭력성을 노출하거나 이상 행동을 보인 교원을 긴급분리하는 내용도 법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의료진 등 전문가로 구성된 긴급대응팀을 각 교육청에 신설하는 방안 역시 고려된다. 정신적·신체적 질환으로 교직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직권으로 휴·면직을 권고할 수 있는 교육청 질환교원심의위는 법제화될 전망이다. 현재 질환교원심의위는 의무가 아니어서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에 꾸준히 제기됐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4일 ‘학교구성원 정신건강 관리 및 안전대책’을 주제로 한 차담회에서 "정신질환 등 정상적인 교직 수행이 불가능한 교원에겐 특정한 절차를 거쳐 직권휴직 등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있고, 폭력성 등을 보였을 때 긴급하게 개입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원단체는 문제 교사 관리와 학교 안전에 구멍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성급한 대책 추진은 자칫 더 큰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심리검사만으로 정신적 문제가 있는 교원을 제대로 솎아낼 수 있는지에 의문을 표했다. 교권침해 등으로 우울감을 겪는 교원이 느는 상황에서 낙인효과를 우려해 심리검사에서 거짓답변을 하거나 치료를 기피해 마음의 병을 오히려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조성철 대변인은 "가해 교사도 정상근무가 가능하다는 전문가 판단에 따라 복직한 건데 단순 심리검사 결과가 신뢰를 가질 수 있겠느냐"며 "검사가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교사를 구분해 배제하는 데 목적이 있다면 정신적 어려움이 있어도 숨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 장세린 대변인은 "교원이 30만∼40만 명가량 되는데 전부 다 검사한다고 하면 현실적으로 체크리스트 정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실효성을 의문을 제기했다.

하늘이법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질환교원심의위도 법제화하기에 앞서 기존 제도가 유명무실해진 원인부터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서울교사노조 정혜영 대변인은 "기존 질환교원심의위가 왜 작동을 안 했는지도 살펴보지 않고 새 법을 만들려고 한다"며 "오히려 (선량한) 대다수의 교사를 어렵게 하는 법이 되는 게 아니냐는 여론이 크다"고 우려했다.

정선형 기자
정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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