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법, ‘지속검사·적극개입·신속분리’ 핵심
‘문제 교사’ 당국 적극 개입에 "문제 오히려 숨겨" 우려
"있는 제도부터 제대로 작동시켜야" 신중론도
학교 안에서 교사에게 살해된 김하늘 양 사건 이후 교원의 정신건강을 관리하고 학교 안전을 강화하는 이른바 ‘하늘이법’ 입법이 속도를 내고 있다. 교원 임용 시부터 재직기간 내내 심리검사를 하고 이상행동을 할 시 적극 개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데, 교원 사회에서는 오히려 질환 등을 숨겨 더 큰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교육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은 오는 17일 김 양 사망사건의 재발 방지를 논의하는 당정협의를 연다. 협의회에서는 하늘이법의 주요 내용이 논의될 예정인데, 교사의 정신건강 관리 강화 방안과 교내를 중심으로 한 학교 안전대책이 세부 내용이 될 전망이다. 이는 김 양이 사망한 지 일주일 만이다.
하늘이법 내용으로는 우선 교원은 임용 시와 재직기간에 정신건강 관련 검사를 받는 안이 검토된다. 임용 시 인적성 검사와 함께 정신건강 검진을 받고, 교직 생활 중에도 주기적으로 심리검사를 받는 식이다. 폭력성을 노출하거나 이상 행동을 보인 교원을 긴급분리하는 내용도 법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의료진 등 전문가로 구성된 긴급대응팀을 각 교육청에 신설하는 방안 역시 고려된다. 정신적·신체적 질환으로 교직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직권으로 휴·면직을 권고할 수 있는 교육청 질환교원심의위는 법제화될 전망이다. 현재 질환교원심의위는 의무가 아니어서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에 꾸준히 제기됐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4일 ‘학교구성원 정신건강 관리 및 안전대책’을 주제로 한 차담회에서 "정신질환 등 정상적인 교직 수행이 불가능한 교원에겐 특정한 절차를 거쳐 직권휴직 등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있고, 폭력성 등을 보였을 때 긴급하게 개입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원단체는 문제 교사 관리와 학교 안전에 구멍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성급한 대책 추진은 자칫 더 큰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심리검사만으로 정신적 문제가 있는 교원을 제대로 솎아낼 수 있는지에 의문을 표했다. 교권침해 등으로 우울감을 겪는 교원이 느는 상황에서 낙인효과를 우려해 심리검사에서 거짓답변을 하거나 치료를 기피해 마음의 병을 오히려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조성철 대변인은 "가해 교사도 정상근무가 가능하다는 전문가 판단에 따라 복직한 건데 단순 심리검사 결과가 신뢰를 가질 수 있겠느냐"며 "검사가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교사를 구분해 배제하는 데 목적이 있다면 정신적 어려움이 있어도 숨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 장세린 대변인은 "교원이 30만∼40만 명가량 되는데 전부 다 검사한다고 하면 현실적으로 체크리스트 정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실효성을 의문을 제기했다.
하늘이법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질환교원심의위도 법제화하기에 앞서 기존 제도가 유명무실해진 원인부터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서울교사노조 정혜영 대변인은 "기존 질환교원심의위가 왜 작동을 안 했는지도 살펴보지 않고 새 법을 만들려고 한다"며 "오히려 (선량한) 대다수의 교사를 어렵게 하는 법이 되는 게 아니냐는 여론이 크다"고 우려했다.
정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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