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다변화로 ‘패싱 위기’ 대응
자국 배제땐 협정 거부 재차 강조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에서 패싱 위기에 처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 방문을 시작했다. 미국과 러시아 간 협상이 이뤄질 중동 지역을 찾아 러시아에 유리하게 흐를 수 있는 현 구도를 타파하기 위한 외교전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16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UAE에 도착한 사실을 밝히며 “최우선 과제는 더 많은 포로를 집으로 데려오는 것”이라고 UAE에 러시아와의 전쟁포로 교환 중재를 기대했다. 또 경제 파트너십과 투자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UAE 방문을 시작으로 사우디와 튀르키예를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미국·러시아 간 협상에서 배제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중동 국가들에 협상에서 우크라이나 입장이 반영되도록 중재자 역할을 부탁할 가능성이 높다. UAE와 사우디, 튀르키예는 그동안 러시아·우크라이나군 포로 교환을 중재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관계를 지렛대 삼아 사우디의 외교적 입지를 다지는 데 공을 들이고 있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의 전략적 가치를 강조하며 자국이 배제된 협상은 거부할 뜻을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미 NBC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러시아가 아닌 우리가 더 중요해지길 바란다. 동맹 가치를 공유하는 우리는 러시아만큼 크지 않지만 전략적으로 미국에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믿는다. 미국 국민이 그를 뽑았고 그들의 선택을 존중한다”면서 “다만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그 누구도 푸틴을 믿어선 안 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자국을 협상 테이블에 포함하지 않은 미국과 러시아 간 종전 협정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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