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오른쪽) 대통령이 홍준표 대구시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오른쪽) 대통령이 홍준표 대구시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박근혜 때 아무 준비 없이 탄핵당해 정권 갖다 바쳤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돌이켜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사람들은 전부 퇴출당했다"면서 "지금은 그때와 판이 다르다. 8년 전처럼 정권을 야당에 갖다 바쳐선 안 된다"고 말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 시장은 최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탄핵안 통과의 요인으로 여권 분열이 꼽힌다’는 질문에 "정당엔 구속적 당론과 권고적 당론이 있다. 집단의 존립을 위해 불가피할 땐 구속적 당론을 제기한다. 개인 소신은 존중하지만, 당의 존립이 걸린 문제에선 소신도 접어야 한다. 그게 싫으면 본인이 그 집단에서 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대표도 탄핵에 찬성했다’는 지적에는 "구속적 당론에 배치되는 행동을 한 인사들은 앞으로 이 당에서 정치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민주당이나 좌파에서 영웅시한다고 우쭐거리는데, 참 철딱서니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홍 시장은 12·3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를 계엄 사유로 댄 것은 아주 부적절했다"면서도 "다만 불법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단언했다. 홍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행사한 것이다. 또 정권 찬탈의 목적이 없어 내란죄도 성립하지 않는다. 폭동에도 이르지 않았다. 단지 문제가 되는 것은 직권남용죄의 성립 여부인데, 그 경우 실정법 위반일 순 있지만 탄핵 사유는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홍 시장은 조기 대선 가능성에 대해 "박 전 대통령 때 아무 준비 없이 탄핵을 당해 문재인에게 정권을 갖다 바쳤는데,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면서 "한번 당해봤으면 족하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부상에 대해서는 "막상 판이 닥치면 준비 안 된 사람은 후보가 될 수 없다"고도 했다.

‘당내 지지세가 약하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오세훈 시장 토론회에 현역 의원이 50명가량 왔다는데, 그건 의미 없다"면서 "의원들 입장에선 아직 판이 어떻게 짜일지 모르니 괜히 누구와 척질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번엔 판이 다르다. 최악의 경우를 대비한 준비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명태균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명태균 쪽과 우리 쪽 사람 중에 친한 사람끼리 무슨 이야기가 오간 건 있는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처음부터 사기꾼으로 보고 옆에 오지 못하게 했다. 황금폰에 있다는 수만 건 내용 중에 내 목소리, 문자 하나 나오는지 봐라. 있었더라면 민주당에서 진즉 깠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임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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