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소수자 혐오 범죄 가능성
세계 최초의 동성애자 이맘(무슬림 예배를 인도하는 성직자)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괴한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은 동성애자 이맘인 무신 헨드릭스(58)가 전날 남아공 동부 도시 게베하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남아공 경찰은 얼굴을 가린 용의자 2명이 헨드릭스가 타고 있던 차를 가로막은 뒤 여러 차례 총격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헨드릭스는 현장에서 즉사했으며 용의자들은 범행 직후 도주했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성소수자 단체 등은 혐오범죄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경찰 역시 용의자들이 헨드릭스의 차량을 노리고 의도적으로 접근한 정황이 포착돼, 혐오범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1967년 케이프타운의 무슬림 가정에서 태어난 헨드릭스는 아랍어 교사와 패션 디자이너로 일했다. 그러다 1996년 공개적으로 커밍아웃한 후 이맘으로 활동했다.
그는 케이프타운에서 동성애자와 다른 소외된 무슬림들을 위한 안전한 피난처인 모스크를 운영했다. 동성애자라는 성 정체성을 공개한 이맘은 헨드릭스가 세계 최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헨드릭스의 사망 소식에 세계 각지에서 추모가 쏟아졌다. ‘국제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 및 인터섹스 협회(ILGA)’의 줄리아 에르트 대표는 "전 세계인들에게 신앙을 되찾는 여정을 선물했던 헨드릭스의 삶은 공동체의 연대가 모든 사람의 삶을 치유할 수 있다는 증거였다"고 말했다.
동성애자임을 밝힌 영국 성공회 목사 지드 맥컬레이는 "헨드릭스의 리더십과 용기, 포용적인 신앙 공동체를 위한 끊임없는 헌신은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겼다"며 애도를 표했다.
김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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