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28일 6·25전쟁 최대 격전지 강원 철원군 백마고지(395고지) 정상 개인호에서 적의 포탄을 피해 참호에 숨어 ‘엎드려 적을 겨눈 채 마지막 사격 자세 그대로’ 산화한 호국영웅 유해.‘비무장지대(DMZ) 호국영웅’ 신원은 국군 9사단 소속 조응성 하사(현 계급 상병)로 확인됐다. 국방부 제공
2021년 10월 28일 6·25전쟁 최대 격전지 강원 철원군 백마고지(395고지) 정상 개인호에서 적의 포탄을 피해 참호에 숨어 ‘엎드려 적을 겨눈 채 마지막 사격 자세 그대로’ 산화한 호국영웅 유해.‘비무장지대(DMZ) 호국영웅’ 신원은 국군 9사단 소속 조응성 하사(현 계급 상병)로 확인됐다. 국방부 제공

6ㆍ25 전사자 13만3192명 중 약 90%가 이름 모를 산야에
1만 1394만명 유해 발굴해 248명 신원 확인
2025년 유해 230구 발굴, 시료채취 1만2000개 등 목표 제시


6ㆍ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전쟁세대 및 유가족의 고령화 등으로 유가족을 찾기 위한 노력이 그만큼 절실하기 때문이다. 현재 6ㆍ25 전사자 13만3192명 중 약 90%가 이름 모를 산야에 묻혀 있다. 하루라도 빨리 유가족의 품으로 모실 수 있도록 국군의 사업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추진계획과 발전방안을 논의했다.

국방부는 18일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김수삼 국방부 인사복지실장 주관으로 ‘2025년도 6·25전사자 유해발굴 추진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국방부 및 각 군의 유해발굴 사업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해 2025년 진행될 유해발굴 추진계획과 앞으로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6ㆍ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은 2000년부터 시작해 매년 10만여 명의 국군장병들이 6ㆍ25 전쟁 주요격전지에서 구슬땀을 흘려 지금까지 국군전사자 1만1394명의 유해를 발굴했다.이 중 248명의 호국영웅 신원을 확인해 가족 품으로 모셨다. 또 국군전사자 기준 7만1264명의 유가족 시료를 확보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6ㆍ25 전쟁에서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웅의 넋을 기리고, 국가 무한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유해발굴사업이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했다. 김수삼 실장은 "유해발굴의 지난 역사만큼이나 전쟁세대의 고령화, 국토개발 등으로 인한 유해 훼손, 그리고 자연의 변화 등은 유해발굴과 유가족을 찾는 데에 큰 장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2024년 9월10일 육군50보병사단 낙동강여단 장병들이 지난달 발굴한 유해 2구에 대한 약식제례를 실시하고 임시봉안소로 봉송하고 있다. 육군 제공/국방일보
2024년 9월10일 육군50보병사단 낙동강여단 장병들이 지난달 발굴한 유해 2구에 대한 약식제례를 실시하고 임시봉안소로 봉송하고 있다. 육군 제공/국방일보


올해 국방부는 유해 220구 발굴, 유가족 유전자 시료채취(이하 시료채취) 1만2000개 확보, 국군전사자 신원확인 25명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5대 중점과제를 제시했다.

국방부는 6·25전사자 유해발굴을 통한 ‘국가 무한책임’ 이행을 기본 방향으로 ▲성과있는 유해발굴작전 시행 ▲발굴유해의 신원확인 확대 ▲유가족 참여 및 국민 공감대 확산을 위한 맞춤형 홍보 강화 ▲민·관·군 협업 및 국제협력 강화 ▲정책 발전 및 비전을 5대 중점과제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먼저 성과있는 유해발굴작전을 위해 각각의 발굴지역에 4∼8주 기간 일일 80∼100여 명, 연간 10만여 명의 병력이 현장에 투입된다. 작전에 투입되는 대대급 부대의 여건을 최대한으로 보장하고, 작전 종료 후에는 현장 원상복구로 자연훼손 및 개인재산 피해를 방지할 방침이다.

국방부는 발굴 유해의 신원확인을 확대한다. 전·후반기 민·관·군 협업 하 유가족 집중찾기 시행 등 시료 확보에 대한 노력을 강화한다. 유해 감식 관련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전사자 유해의 얼굴복원을 최초로 진행하고, 유전자분석의 대외공신력 제고를 위해 한국인정기구(KOLAS) 국제공인인증 획득을 추진하기로 했다.

유가족 참여 및 국민 공감대 확산을 위한 맞춤형 홍보도 강화된다.기존 현장 방문과 전화로 가능했던 시료채취 신청을 온라인 신청체계를 추가로 구축해 접근성을 높일 예정이다. 사업 인지도 및 긍정적 인식 향상을 위해 기념식, 전시회와 같은 현장 참여형 행사와 세대별 선호 매체를 고려한 기획홍보 등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민·관·군 협업 및 국제협력을 강화한다.지역행사·축제와 연계한 시료채취 지원을 활성화하고 다양한 단체와의 교류·협력을 강화한다. 올해 처음 서울 및 수도권 소재 7개 대학교와 학술ㆍ연구 프로젝트 참여, 유해발굴 현장학습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과의 공동조사·발굴 등 국제협력도 강화할 예정이다.

정책 발전 및 비전 설계를 강화한다. 관련 법령 개정을 통해 유해발굴감식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을 구체화하고, 허위제보 및 증언 시 포상금 미지급 근거를 마련한다. 2026∼2030년 유해발굴사업 기본계획 수립, ‘미래 국유단 임무와 역할 및 발전방안’ 연구용역 진행 등 국가사업으로서의 연속성 유지를 위한 미래 비전을 설계할 예정이다.

김수삼 인사복지실장은 "올해 6·25전쟁 75주년, 유해발굴사업 25주년을 맞아 더욱 큰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기원한다"며 "국가를 헌신하신 호국영웅의 고귀한 넋을 기리고, 국가 무한책임 이행을 위한 유해발굴사업을 추진하는 핵심관계자로서 사명감을 갖고 호국영웅들을 하루라도 빨리 가족의 품으로 모실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정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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