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중견·中企 등 10만34곳
수출 대기업은 4년만에 감소
글로벌 통상환경 악화에 우려


10년 가까이 9만여 곳에 머물러온 우리나라의 수출기업 수가 드디어 숙원인 ‘10만 대’ 벽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1956년 수출입 통계 집계 이래로 수출기업 수가 10만 개를 넘어 선 것은 처음이다. 수출 채널이 온라인으로 확대되고 강달러 시대를 맞아 수출에 나서려는 중소·중견기업이 확대된 데 힘입은 쾌거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첨단 산업 수출 분야에서 중국에 맹추격을 당하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 전쟁으로 글로벌 통상 환경도 험악해지고 있어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도전 과제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18일 한국무역통계진흥원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을 합친 총수출 업체 수는 10만34곳으로 집계됐다. 수출 기업 수는 2010∼2015년 분류 방식 변화로 일시적으로 10만 곳을 넘어선 것으로 과도하게 집계됐다가 이를 바로 잡으면서 2016년 9만5290곳으로 재조정된 바 있다. 이후 8년 연속 9만 대를 등락하며 2023년 9만8671곳을 기록했다가 지난해 ‘마의 10만 대’ 장벽을 넘어섰다. 조익노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은 이에 대해 “중소·중견기업들의 수출 저변이 확대돼 수출 강국의 위상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강경성 코트라 사장은 “내수기업 수출 기업화 사업 등을 통해 ‘누구나 수출하는 시대’를 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 기업 10만 시대’가 열렸지만, 안팎의 도전은 거센 상황이다. 지난해 수출 대기업 수는 1110개로 4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첨단 산업에 한정해 수출 경쟁력의 지표가 되는 무역특화지수를 산출한 결과, 지난해 우리나라는 25.4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년 새 4.5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의 무역특화지수는 11.8에서 27.7로 대폭 상승하며 우리나라를 추월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보호무역주의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제품 차별화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병철·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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