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인천 연수구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에 수출입 컨테이너들이 가득 쌓여 있다.   윤성호 기자
18일 오전 인천 연수구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에 수출입 컨테이너들이 가득 쌓여 있다. 윤성호 기자


■ 수출기업 10만 ‘새로운 도전’

첨단분야 수출 대기업은 감소
중기 약1500곳 늘며 10만 돌파

中 수출경쟁력 가파른 성장세
한국과 본격 경쟁구도로 진입
“시장 다변화 등 돌파구 마련”


‘수출 기업 10만 시대’가 개막했지만, 중국 첨단 산업 굴기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 전쟁 여파로 수출 기업의 경영 환경은 ‘시계(視界) 제로’ 상황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특정 국가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고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만큼 시장 다변화와 기술 경쟁력 강화를 통한 제품 차별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한국무역통계진흥원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수출 기업은 10만 곳을 돌파했지만 첨단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수출 대기업 수는 되레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수출 대기업 수는 지난 2023년 1160곳에서 지난해 1110곳으로 소폭 감소했다. 수출 중견기업 역시 같은 기간 2540곳에서 2430곳으로 100곳 이상 줄었다. 반면 중소기업은 이 기간 9만4452곳에서 9만5949곳으로 늘며 사실상 10만 업체 돌파를 이끌었다.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한 수출 경쟁력 지표도 갈수록 약화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수출 경쟁력의 지표가 되는 ‘무역특화지수’를 산출한 결과 우리나라는 지난해 25.4를 기록, 중국(27.7)에 3년 연속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특화지수는 특정 상품의 상대적 비교 우위를 나타내는 지수다. 숫자가 클수록 수출 경쟁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4년만 해도 한국(29.9)은 중국(11.8)에 크게 앞섰고, 2018년까지는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후 한국의 내림세와 중국의 상승세가 교차했고 2022년 한국이 20.2, 중국이 24.0을 각각 기록하며 역전 현상이 본격화했다.



첨단 산업 분야별로 살펴보면 중국이 앞서 있던 전기·기계 산업에서 격차가 더욱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 분야 격차는 2014년 17.1포인트(한국 24.7·중국 41.8)에서 지난해 64.5포인트(한국 4.6·중국 69.1)로 벌어졌다. 기계는 같은 기간 17.1포인트(한국 11.3·중국 28.4)에서 42.4포인트(한국 9.4·중국 51.8)로 격차가 확대됐다.

한국 수출의 주력으로 떠오른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중국이 턱밑까지 쫓아온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한국의 모빌리티 산업 무역특화지수는 2014년 67.0에서 2024년 62.1로 하락했지만, 중국은 같은 기간 -8.6에서 57.3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화학 분야의 경우 지난해 한국이 33.1, 중국이 8.1을 기록하며 여전히 상대적으로 우위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중국이 2022년부터 지수가 플러스(순수출)로 전환하면서 한국과 본격 경쟁 구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류성원 한경협 산업혁신팀장은 “국내 첨단 산업의 경쟁력이 중국에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세액공제와 더불어 투자보조금 도입, 전력·용수 인프라 구축, R&D 인력에 대한 근로시간 규제 완화 등 다양한 정책 지원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병철·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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