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 ETF’ 11거래일째 괴리

국내 가격 변동성 커진 와중
한달간 1937억원 ETF 유입
지난 1년간 총액의 74% 차지
당국 “운용사 등과 점검할 것”


국내 자산운용사가 취급하는 ‘금 상장지수펀드(ETF)’ 가격 왜곡(괴리율)이 확대된 것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관세 전쟁’ 여파로 안전자산인 금값이 크게 치솟은 탓이 크다. 특히 국내는 높은 금 수요로 인해 ‘금 거래소(KRX 금시장)’에서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보다 금을 20%가량 비싸게 사고 있는데 비슷한 현상이 파생상품 시장에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국내에서 금 상품을 추종하는 ETF 상품(레버리지·인버스 제외)은 ‘ACE KRX금현물’ ‘KODEX 골드선물(H)’ ‘TIGER 골드선물(H)’ 등 총 3개다. 이들 상품에는 지난 한 달간 1937억 원이 유입됐는데, 지난 1년간 유입 총액인 2592억 원 대비 74.73%가 집중됐다.

금 ETF 상품의 인기는 치솟고 있지만 이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은 지나치게 높아진 괴리율로 인해 투자 유의를 안내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ACE KRX금현물 상품 운용사는 지난 4일부터 괴리율 상승에 따른 투자 유의를 공지 중이다. 괴리율이 상승했다는 것은 ETF가 추종하는 기초자산(금 등 원자재, 지수 등)과 차이가 난다는 의미다. 통상 기초자산과 파생상품 간 거래시간이 달라 가격 간 이 같은 차이가 발생한다. 괴리율이 커질수록 투자자는 실물 가격과 멀어진 가격의 파생 상품을 사는 셈이 돼 투자 효용이 떨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운용사는 기초자산 추이를 미리 판단해 매매와 매도 양방향에 가격을 제시하는 유동성 공급(LP)을 통해 괴리율을 최소화한다. 투자자들에게도 주의 안내를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국내투자 ETF는 괴리율이 1%를 넘어설 경우, 해외투자 ETF는 2%를 넘어서면 이를 의무 공시토록 하고 있다.

금 ETF의 인기와 괴리율 상승은 최근 불고 있는 금 투자 열풍 탓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이후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본시장이 안전 자산에 주목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금이 가장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제임스 스틸 HSBC 귀금속 분석가는 “관세가 더 많이 부과될수록 무역에 차질이 생기고, 금에 더 유리한 환경이 된다”고 설명했다. 여기다 최근 국내 금값은 국제 시세를 약 19%(17일 기준) 웃도는 등 이를 추종하는 ETF는 변동성이 더 크다. 금 ETF 괴리율 확대 장기화로 투자자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금융감독원도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운용상의 문제인지, 시장 상황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인지 점검해볼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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