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 10개 구단 스프링캠프에서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훈련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 드론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정수성 LG 코치.  LG 제공
올해 프로야구 10개 구단 스프링캠프에서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훈련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 드론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정수성 LG 코치. LG 제공


■ 프로야구 스프링캠프에 등장한 이색 훈련법

스피드센서로 도루 상황 점검
각종 데이터 자동으로 기록돼
투구추적장치론 ‘S존’ 적응

투수들 50㎝ 로켓 모형 ‘투창’
온몸으로 던져 전신운동 효과


올해 미국과 호주, 대만 등 따뜻한 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10개 구단 스프링캠프에서 이색 훈련법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스프링캠프는 프로야구단의 새해 첫 공식일정. 스프링캠프에선 새 시즌에 대비해 주전 라인업의 기량을 살펴보고, 백업 요원도 점찍는다.

매년 스프링캠프에서는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훈련법이 등장했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초대형 타이어를 구해와 큰 망치로 두드리거나, 낙하산을 멘 채 뛰는 러닝 등 체력 훈련이 큰 인기를 끌었다. 프로야구 초창기엔 정신력 고취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 영하의 날씨에 상의를 벗은 선수들이 통나무를 들고 있는 사진이나 얼음을 깨고 계곡 물에 들어가는 장면은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LG 도루 훈련에 사용되는 스피드 센서.  LG 제공
LG 도루 훈련에 사용되는 스피드 센서. LG 제공


그런데 요즘은 투구, 배팅, 주루 등에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훈련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 투손에서 전지훈련 중인 NC의 투수 류진욱은 요즘 ‘투창 훈련’에 푹 빠졌다. 투창 훈련엔 실제 창이 아닌 로켓처럼 생긴 약 50㎝짜리 스티로폼 기구(재블린)가 사용되는 데, 이 장비는 어깨와 팔로만 던지면 나가지 않아 몸 전체를 활용해야 멀리 던질 수 있다. 투창 훈련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의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원조. 야마모토는 일본프로야구에서 뛸 때부터 이 훈련으로 주목받았다. 투창 훈련은 최근 NC와 한화, SSG 등 다수의 구단에서도 인기다. 류진욱은 “몸풀기용으로 개인적으로 20분 정도 던진다”면서 “온몸을 다해서 던져야 하기에 전신 운동과 어깨 회전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야구와 전혀 상관이 없는 도구를 활용한 이색 훈련법은 또 있다. 배드민턴 라켓은 최근 스프링캠프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장비. 배드민턴 라켓을 휘두르는 동작이 투구폼과 비슷하기에 투수들의 어깨 유연성 강화에 도움이 된다. 테니스공도 수비 훈련 때 자주 쓰인다. 야구공보다 타구가 많이 뻗지 않지만, 반발력이 좋고 빠르기에 야수들의 순발력과 판단력을 키우는 데 애용된다.

투창 훈련에 사용되는 재블린.  NC 제공
투창 훈련에 사용되는 재블린. NC 제공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는 드론 등 최첨단 과학 장비도 대거 등장했다.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훈련 중인 LG 선수들은 드론의 감시 아래 훈련을 진행 중이다. 드론은 상공에서 선수들의 주루와 턴 동작 등을 위에서 살펴보는 데 활용된다.

그라운드에선 ‘스피드 센서’가 선수들을 움직임을 포착한다. 스피드 센서는 도루 훈련 시 첫 스타트를 체크하는 데 쓰인다. 도루에서는 첫 스타트 시 3∼5발이 성공시킬 수 있는 핵심 구간인데, 이 장비를 활용하면 어떤 선수가 제일 빠른지 기준을 세울 수 있다. 정수성 LG 주루·외야 수비코치는 “훈련을 더 효과적으로 가져가기 위한 장비”라면서 “각종 데이터가 자동 기록되고, 선수들도 데이터를 보면서 훈련을 하기에 훈련 효과가 더 좋아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SSG 불펜피칭장의 고무줄 스트라이크존과 측정 장비.  SSG 제공
SSG 불펜피칭장의 고무줄 스트라이크존과 측정 장비. SSG 제공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SSG는 올해 바뀌는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스트라이크존 적응에 심혈을 쏟고 있다. 올해 KBO리그는 스트라이크존의 상단과 하단 모두 0.6%(신장 180㎝의 선수의 경우 약 1㎝)를 하향 조정했다. SSG는 불펜에 고무줄을 활용한 가상의 스트라이크존과 좌·우 모두 활용할 수 있는 타자 모형(더미)을 설치, 선수들이 직관적으로 낮아진 스트라이크존을 인식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 불펜에 엣저트로닉 초고속카메라와 랩소도(휴대용 투구추적장치) 프로 3.0 등 최첨단 과학 장비를 포수 앞뒤에 배치, 각종 트래킹데이터(위치 추적 데이터)를 꼼꼼히 체크 중이다. SSG 마무리 투수 조병현은 “변화구를 던질 때 공이 스트라이크존에 통과했는지 눈으로 바로 볼 수 있어서 좋다. 계속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투구를 하고 있다”라고 반겼다.

niners@munhwa.com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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