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망자 6명, 최초 발화 후 사망까지 동선 추적
경찰·노동부 합동 압수수색… 총 74명 투입
소방시설 정상 작동 여부·불법 증·개축 가능성 조사
원청·하청·감리업체·관할 기관 등 책임 범위 확대 가능성
경찰·노동부, 업무상 과실치사·중대재해처벌법 동시 수사
부산=이승륜 기자
지난 14일 부산 해운대의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리조트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3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초기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대규모 압수수색과 CCTV 분석을 통해 사망 피해자 6명이 최초 발화 이후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과 동선을 추적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또 조사 결과에 따라 원청업체뿐만 아니라 하청업체, 감리업체, 인허가를 담당했던 기관까지 조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고했다.
부산경찰청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리조트 화재 수사 전담팀은 19일 초기 수사 내용을 설명하며, 확보한 CCTV를 통해 사망자 6명의 동선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망자들은 공사 중이던 건물의 특수성으로 인해 층을 오가다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서 탈출구를 찾지 못해 변을 당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사고 현장인 리조트 내 엘리베이터 앞에서 6명의 사망자가 발견된 점에 대해 경찰은 해당 장소에 이들이 머물렀던 이유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자들이 왜 엘리베이터 앞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지, 화재 발생 후 어떤 동선으로 이동했는지 철저히 분석하고 있다”며 “사망자들이 연기를 흡입하면서 탈출이 어려워졌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8일, 건설 현장과 관계 기관 9곳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번 압수수색에는 경찰 수사관 44명과 노동청 근로감독관 30명 등 총 74명이 동원됐다. 경찰은 건설 현장 작업자 교육 자료, 소방시설 인허가 관련 자료, CCTV 등을 확보했으며, 현장 관리소장 및 안전관리자들이 작업장 내에서 위험 예방 활동을 했는지, 작업자들이 관련 교육을 받았는지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특히, 경찰은 원청뿐만 아니라 하청업체 두 곳도 압수수색했다. 사망자 6명은 4개 하청업체 소속이었으며, 경찰은 이들의 고용 상태 및 작업 환경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사고 당시 스프링클러나 화재 감지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에 대해 아직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단계이며, 피해자들이 사망에 이른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규명한 후에야 관련 내용을 공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경찰은 이번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합동 감식 자료 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경찰은 1차 수사가 완료된 후 본격적인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단계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시공을 맡은 원청업체 대표까지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책임이 있는 자가 시공사 대표든 누구든 모두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 기장군의 건축물 사용 승인 과정의 적절성도 살펴볼 예정이다. 화재가 발생한 리조트 건물은 지난해 12월 19일 사용 승인을 받았으나, 이후에도 공사가 지속됐던 점을 고려해 불법적인 증·개축이 화재 원인과 관련이 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준공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승인됐을 가능성도 있으며, 이에 대한 수사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상자를 포함해 25명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으며, 유족 조사까지 포함하면 총 30여 명이 조사를 받았다. 현재 1명 이상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형식적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됐으나, 본격적인 수사는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경찰은 향후 책임 범위가 명확해지면 정식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번 화재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형법상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각각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노동부와 검찰이 협의하여 필요한 기록을 공유하며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각 기관이 별도로 수사를 진행하지만, 향후 검찰이 이를 조율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