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국회에서 처음으로 여·야·정 국정협의체 4자 회담이 열린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참석하는 사실상 국정 최고위 협의체다. 나라 안팎에서 역대급 쓰나미가 몰려오는 만큼 추가경정예산과 연금개혁 등 시급한 현안에 단안을 내려야 한다. 시중에는 골드바가 품귀를 빚고 달러 예금 같은 안전자산에 돈이 몰리는 등 시장 심리가 극도로 불안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일 “4월 2일부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반도체 관세는 그 이상”이라 위협하고 있다.

당장 가계가 빚더미에 눌려 소비할 여력이 없다는 게 문제다. 지난해 가계빚은 42조 원 불어나 역대 최대인 1927조 원을 기록했다. 4분기에는 제2금융권에서 주택담보대출을 7조 원이나 ‘영끌’하는 풍선효과까지 나타났다. 고금리와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가처분 소득이 줄면서 지난해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2010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전국 17개 시·도에서 일제히 줄었다. 이대로 가면 고용 절벽까지 겹쳐 민간 소비는 더 위축되고 성장률이 곤두박질할 수밖에 없다.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일제히 “경제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며 추경 편성을 주문하는 이유다.

국민의힘은 인공지능(AI) 분야를 중심으로 2조 원의 ‘핀셋 추경’, 민주당은 1인당 25만 원 지원금을 포함한 35조 원의 슈퍼 추경안을 내놓았다. 여야는 한 걸음씩 물러나 이창용 한은 총재의 “지금으로썬 15조∼20조 원 추경이 바람직하다”는 권고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거액의 세수 손실과 재정건전성을 감안하면 “진통제도 너무 많이 쓰면 안 좋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친(親)시장’ ‘중도 보수’ 구호를 정책과 입법으로 보여줘야 할 것이다. 여야정 국정협의체는 연금개혁도 더 미뤄선 안 된다. 이견이 없는 ‘보험료율 13% 인상’의 모수개혁이라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통과시키도록 합의해야 한다. 소득대체율이나 자동안정장치 등 구조개혁은 연금특위를 구성해 시간을 갖고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는 게 합리적 수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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