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혁신생태계 리포트 2025 - (11) KT
AI·클라우드·빅데이터 분야 등
우수 기업 사업참여 기회 확대
올 연말까지 협력사 1000개로
경쟁입찰도…기술력 높일 기회
“KT의 협력사 관리 시스템 개편은 기존 파트너들엔 다소 부담이 될 수 있지만, 다양한 기업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겁니다.”
KT와 지난 2020년부터 협력을 이어온 셋톱박스 제조사 마르시스의 박용규 대표는 지난 7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제10회 KT 파트너스데이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이 기존에 진입이 어려웠던 다른 사업 분야에 참여할 기회”라며 “공정한 경쟁 과정을 통해 진정한 실력 유지와 지속적인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또 다른 KT 협력사인 블록체인 네트워크 개발사 엔버스의 정태순 상무는 “연혁이 비교적 짧은 협력사들에 새 기회가 올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소기업 입장에서 자금 사정을 원활히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T는 이날 행사에서 3~5년마다 품질을 따져 협력사를 재구성하는 방식의 ‘협력사 순환 체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변화로 외부 우수 공급사 진입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한번 KT 협력사가 되면 현장운용 편의나 유지보수가 용이하다는 이유로 교체하지 않아 새로운 협력사가 등장하기 어려운 구조였다는 게 내부 평가다. 3~5년 주기는 분야별 특성을 고려해 결정된다.

KT는 2023년 12월 기준 400개였던 협력사가 지난해 말 800개로 늘었으며, 올해 연말까지 약 1000개로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남 KT 소싱2담당(상무보)은 “AICT(인공지능+통신기술) 사업을 확대하면서 기업간거래(B2B), AI, 소프트웨어 분야 협력사를 확대했다”며 “단순한 숫자 확대보다는 사업을 함께할 경쟁력 있는 협력사를 선발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체계가 도입되면 KT와의 거래가 중단되는 협력사들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김대회 KT 담당은 “해당 업체에선 불만이 있을 것 같기는 하다”면서도 “평가 기준을 명확히 하고 사전에 공유해서 협력사가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억울함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최초에 협력사를 선정할 때에는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업체를 뽑았을 것이다. 하지만 KT와 계속 거래하면서 그 경쟁력이 다소 완화될 수 있다”며 “협력사를 재선정하는 프로세스를 도입했기 때문에 이를 동인으로 협력사들이 분발해 품질을 높이고 기술력을 증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KT는 협력사 간 경쟁입찰을 통해 물량을 차별화하기로 했다. 필요한 경우 협력사 풀에 없는 우수 외부 공급사가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체계도 마련했다. 협력사들이 기존과 달리 경쟁 입찰에 참여하게 될 경우 자금·인력 등의 비용적 부담이 가중될 수도 있다. 김대회 담당은 협력사 선정 시 추가적인 혜택에 대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등 국제 행사도 있지만 각종 글로벌 행사에 참여할 기회를 우선적으로 주고 있다”며 “그 외 금융적 혜택 등도 포함해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협력사 분류 체계는 KT가 주창하고 있는 AICT 기업에 맞게 변경됐다. 기존에는 협력사를 소프트웨어(SW) 개발, 물자, 공사, 용역으로 나눠 관리했지만 앞으로 SW 개발은 AI·정보기술(IT)로 변경해 오픈형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AI·클라우드·빅데이터 분야 모든 기업이 협력사로 선정될 수 있다.
또 KT는 개별 구매 시스템을 차세대 구매 플랫폼으로 통합하기로 했다. 구매 데이터 가시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AI와 전자계약 시스템을 적용해 협력사 및 임직원의 업무 효율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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