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종합적·학술적 접근을 시도했던 ‘제국의 위안부’의 저자인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가 11년 만에 사법 족쇄에서 벗어났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연구 자체는 물론 학문의 자유를 제약하는 식민지 콤플렉스, 광복 80주년을 맞는 현시점에도 여전한 일각의 죽창가식 반일(反日) 등에 더 냉철하게 생각할 계기를 제공했다. 오랜 기간 친일 몰이 광풍과 힘겨운 재판을 감내한 박 교수에게 우리 사회와 학계는 빚을 진 셈이다.

박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배상할 책임이 없다는 서울고법 판결은 지난 19일 최종 확정됐다. 박 교수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은 지난 1월 항소심에서 1심과 달리 원고 패소로 판결했고, 원고 측은 법정 기간(판결문을 송달받은 날부터 2주일) 내에 상고하지 않았다. ‘제국의 위안부’가 2013년 8월 출간된 뒤 2014년 6월 이옥선 할머니 등 피해자들은 허위 사실로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형사재판의 경우 지난해 4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과 고법 민사재판부 모두 ‘학문적 주장이나 의견 표명을 사법으로 재단하는 게 맞지 않고, 피해자 명예를 훼손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는데, 당연한 판단이다. 그러나 너무 오래 걸렸다.

박 교수는 저서의 서문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을 때 그에 대해 가능한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면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두렵기도 하지만, 우리 안의 분열, 동아시아 분열을 극복하기 위한 작은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썼다. 그의 예측대로 ‘두려운 일’이 벌어졌지만, 결국 사필귀정이 됐다. 1인당 GDP가 일본을 능가하고 문화와 국방력도 압도하는데, 현 야당은 ‘후쿠시마 오염수’ 등 툭하면 반일 선동에 나선다. 정치인들부터 각성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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