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한국노총-더불어민주당 대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한국노총-더불어민주당 대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가 다가오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외연 확장을 위해 우클릭 행보를 하는 동시에 전통적 지지층인 ‘집토끼’를 붙잡기 위한 발언도 병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중도보수 논쟁이 한창인데, 세상이란 흑백만 있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자체가 마이너스로 가는데, 살아남아 있어야 행복한 삶도 가능하지 않느냐"며 "지금은 성장과 회복, 헌정질서 유지가 중요한 시기다. 상황에 따라 보수적 색채가 강조되고도 하고, 진보적 색채가 강조되기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정운영을 할 때도 안보나 경제 영역은 보수적 인사들이 보수적 정책으로 하고, 사회문화적 영역은 진보적 인사들이 진보적으로 집행하면 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대표가 최근 ‘잘사니즘’으로 명명한 실용주의를 앞세운 데 이어, 안보나 경제 영역에선 보수 스펙트럼까지 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 이 대표는 민주당의 전통적 정책 기조에서 벗어나 분배보다 성장을 강조하고, 상속세 공제 현실화와 근로소득세 개편, 대기업 세액공제 확대 등 감세 이슈를 던지고 있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 이슈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으론 전통적 지지층이 이탈하지 않도록 완급을 조절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최근 반도체특별법의 쟁점인 ‘주 52시간 예외 적용’에 찬성할 수 있을 듯한 입장을 취했다가 노동계 반대가 거세자 기존 입장을 유지한 채 양대 노총을 찾기도 했다.

이 대표는 당내 반발과 계파 갈등을 잠재워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최근 "민주당은 중도 보수 정당이 아니다"라며 "이를 용인하면 앞으로 숱한 의제에서 물러서야 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오는 27일 임 전 실장, 28일 김동연 경기지사와 회동할 예정이다. 지난 13일에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 24일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도 만났다.

김윤희 기자
김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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