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0일 탄핵심판 변론기일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탄핵심판 변론기일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일축에도 ‘윤 대통령 하야설’이 정치권 안팎에서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여권 일각에선 조기 대선이 현실화할 경우 윤 대통령의 자진 하야가 보수에 활로를 열 수 있는 마지막 카드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의 하야설은 일부 보수 성향 인사들을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은 지난 13일 YTN라디오에서 "지금 윤 대통령 지지율이 꽤 높기에 하야를 결단하면 국민의힘뿐 아니라 반이재명 쪽 사람들에게 매우 유리한 여론을 만들 수가 있는 등 선거판을 흔들어 놓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탄핵이 인용돼 대통령직을 상실하느니, ‘불공정한 헌재 판결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스스로 물러나는 편이 중도층 설득에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일부 국민의힘 인사들 사이에서도 "윤 대통령이 보수 진영에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SBS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19살의 어린 나이에도 일본 왜장 게야무라 로쿠스케를 끌어안고 진주 남강의 푸른 물결에 몸은 던진 논개의 희생을 생각하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하야 주장과 관련해 "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고 보수를 살리기 위해선 윤 대통령이 국민들 앞에서 어떤 모습인 게 가장(좋을지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 측과 국민의힘 지도부는 하야 가능성을 거듭 부인하고 있다. 윤 대통령 대리인인 배의철 변호사는 지난 20일 ‘대통령 메시지’라는 제목의 글을 공개했는데, 이 글에서 윤 대통령은 "빨리 직무 복귀를 해서 세대 통합의 힘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 하야 가능성을 일축하고 직무 복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17일 윤 대통령의 하야 가능성에 대해 "그런 건 현실적으로 고려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되고, 고려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옳은 방법은 아니다"라고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 성향상 하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라면서도 "탄핵 결정이 다가올 수록 대통령 하야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김윤희 기자
김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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