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22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북미 최대 냉난방 공조 전시회 ‘AHR 엑스포 2024’에서 관람객들이 경동나비엔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경동나비엔 제공
지난해 1월 22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북미 최대 냉난방 공조 전시회 ‘AHR 엑스포 2024’에서 관람객들이 경동나비엔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경동나비엔 제공

지난해 9월 2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17회 한국국제냉난방공조전(HARFKO 2024)’을 찾은 관람객들이 귀뚜라미 부스 전시품을 둘러보고 있다.  귀뚜라미 제공
지난해 9월 2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17회 한국국제냉난방공조전(HARFKO 2024)’을 찾은 관람객들이 귀뚜라미 부스 전시품을 둘러보고 있다. 귀뚜라미 제공


■ 업계 맞수 ‘2025년 성장동력 확보’ 박차

경동나비엔
‘퍼네스’난방기기로 북미 공략
유럽‘콘덴싱 수소보일러’선봬

귀뚜라미
난방자재‘카본보드 온돌’출시
공청기·창문형 에어컨도 주력


내수침체 장기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보일러 업계 맞수인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가 올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각각 해외시장 개척과 사업 다각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북미와 중앙아시아, 중남미 등 글로벌 시장에 콘덴싱(보일러를 작동할 때 발생하는 배기가스에 숨어 있는 열을 바로 내보내지 않고 다시 사용하는 친환경 기술)을 기반으로 한 혁신 기술을 주력으로 선보이고 있다. 귀뚜라미는 보일러를 중심으로 한 기존 난방 제품뿐 아니라 냉방과 공기조화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제품군 확대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의 해외 매출은 2017년 국내 매출을 넘어선 이후 꾸준히 올라 2023년 전체 매출의 67.6%에 해당하는 8145억 원까지 성장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냉난방공조(HVAC)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외연을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경동나비엔의 이 같은 성과는 주력 시장인 북미 지역에서의 선전이 기반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시장 내 영향력을 키우며 콘덴싱 온수기와 순간식 가스 온수기, 보일러 시장 부문에서 선두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북미 시장에서의 안착을 위해 현지화 노력에 집중했다. 한국과 다른 난방 문화와 설비 인프라 차이 등을 고려하며 제품 개발부터 서비스까지 모든 부문에서 소비자 수요를 최우선 반영했다. 풍부한 온수 사용을 선호하는 북미 소비자 기호에 맞춰 높은 효율로 에너지 사용을 줄이면서도 탁월한 온수 품질을 유지하는 콘덴싱 온수기를 새로 개발했다. 아울러 설치 편의성 향상과 위생·내구성 개선, 미세먼지·온실가스 감축 효과 극대화 등을 통해 북미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콘덴싱 온수기는 2008년 첫 출시 당시 연간 2만 대 수준에서 최근에는 40배 이상 성장했다.

‘퍼네스’라는 난방 기기를 중심으로 하는 북미 메인 난방 시장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퍼네스는 온수로 바닥을 데우는 보일러와 달리, 가스를 연소해 공기를 직접 가열한 뒤 실내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경동나비엔은 따뜻한 물로 데운 공기를 실내로 공급하는 ‘콘덴싱 하이드로 퍼네스’를 선보여 유해가스 실내 유입 위험성과 실내 공기 건조화 문제를 해소했다. 미국 사우스코스트 대기관리국의 질소산화물(NOx) 저감 기준도 통과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경동나비엔은 올해 중앙아시아 최대 시장인 우즈베키스탄에서도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중앙아시아 전체 보일러 시장은 연간 30만∼35만 대인데, 정부 주도로 인프라 개발이 활발해 보일러 수요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이 외 멕시코 등 중남미 시장은 프리미엄 온수기를, 보일러 본고장 유럽은 콘덴싱 수소보일러를 통해 각각 점유율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유럽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수소보일러 시장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귀뚜라미는 보일러 전문 회사를 넘어 ‘종합 냉난방 에너지그룹’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냉방과 공기조화, 에너지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2001년 3000억 원이었던 매출을 2023년 1조6600억 원(전체 계열사 기준)까지 성장시켰다. 보일러 산업 정체에도 불구하고 사업 다각화를 통해 5배 이상 성장을 거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올해도 사업 아이템 다각화에 더욱 박차를 가해 사계절 내내 안정감 있는 수익을 거둔다는 복안이다.

귀뚜라미는 2020년 첫 출시 이후 시장 대세로 자리매김한 ‘귀뚜라미 3세대 카본매트 온돌’을 주력으로 선보인다. 이 제품은 1세대 전기매트의 전자파·화재위험과 2세대 온수매트의 누수·세균·물 보충 불편함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3세대 카본매트 장점을 실내 난방 자재에 적용한 ‘카본보드 온돌’을 출시하며 건축 난방 자재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카본보드의 실제 시공 모습을 확인하고 다양한 난방기능을 체험할 수 있는 전문점도 개점했다. 귀뚜라미는 경기 남부 카본보드 1호점을 시작으로 앞으로 전국 광역시·도에 매장을 확장해 영업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귀뚜라미는 기존 보일러 교체 없이 더 빠르고 풍부하게 온수를 제공하는 ‘외장형 온수 플러스 시스템’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 시스템은 보일러에서 온수가 공급되는 배관을 미리 데워 사용 전 1∼2분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빠른 온수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체 시험 결과 미설치 제품 대비 최대 90% 빨라진 10초 이내로 온수 사용이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외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창문을 열지 않고도 자연 환기 효과가 있는 ‘환기플러스 공기청정시스템’, 냉방 성능·편의기능을 업그레이드한 ‘창문형 에어컨’ 등도 올해 주력 상품으로 선보인다.

귀뚜라미는 지난달 현대렌탈케어와 대여 서비스 및 상품 개발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협약에 따라 현대렌탈케어의 전국 서비스망과 전문 케어매니저 조직, 온라인 자사몰 등을 활용해 다양한 냉난방 제품 대여 서비스를 본격 시작한다. 양 사는 대여 전용 신규 상품 공동 개발·출시를 통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고 서비스 품질도 향상해 나갈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주력 계열사들의 기술력과 시너지를 바탕으로 난방·냉방·공조·에너지가 하나의 기술로 통합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최준영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