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20일(현지시간) 미국 매릴랜드주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에게 받은 톱을 높이 들고 "관료주의 혁파"를 외치고 있다. AP 연합
일론 머스크가 20일(현지시간) 미국 매릴랜드주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에게 받은 톱을 높이 들고 "관료주의 혁파"를 외치고 있다. AP 연합
언론에 가끔 체인톱이 등장한다. 과격 시위 현장에서 상대를 위협하거나 자신의 주장을 극단적으로 표현하는 도구로 나타난다. 엔진이나 모터가 큰 소리를 내며 체인 톱날을 돌려 뭇사람의 시선을 끌기 쉽다. 이와 엇비슷한 빈도로 산업 현장이나 실생활에서도 톱이 나온다. 벌목장이나 산불 진압 현장에서, 귀농 귀촌 현장을 찾았을 때도 선보인다. 요즈음은 나무조각이나 얼음공장, 파티장의 얼음조각에도 체인톱이 쓰인다. 이럴 때 톱 이름이 제각각이다. 바르게 쓰는 경우가 오히려 적은 것 같아 톱 이름을 정리해 보려 한다.

톱은 나무나 돌, 금속, 플라스틱 따위를 자르거나 구멍을 뚫거나 모양을 내는 도구를 일컫는다. 톱 이름은 생김새에 따라, 쓰임새에 따라, 동력의 종류에 따라 나뉘는데 여기서는 톱 이름에 혼선이 잦은 가이드 바를 장착한 포터블 동력톱을 다루기로 한다. 포터블 동력 기계톱류이지만 가이드 바를 장착하지 않은 전동 커터나 절단기류는 언론에 출현 빈도가 낮아 피해가기로 한다. 사람의 힘으로 쓰는 공구를 수공구라고 한다. 수공구에 대한 상대 개념으로 쓰는 전동공구는 적합하지 않다. 동력공구나 기계공구가 가까운 개념이다. 동력을 얻는 데 전기 이외에도 엔진이 적잖게 쓰이기 때문이다.

포터블 톱 이름은 동력톱, 기계톱, 체인톱이 거의 같은 개념이다. 인력이 아니라 동력을 이용하는 톱이니까 당연히 동력톱이다. 기계 장치를 달아 톱의 활용도를 높인 톱이니까 기계톱이다. 포터블 동력톱은 모두 톱날 구실을 하는 가이드 바 바탕 위에 톱니 역할을 하는 체인을 돌리기 때문에 체인톱이라고 한다. 체인 위쪽에 절단날을 고정시켜 나무 따위를 깎아내는 구조로 되어 있다. 제재소 같은 곳에서 사용하는 고정식 원형톱이나 정육점 등에서 쓰는 세로톱은 동력으로 움직이는 기계톱이지만 체인은 없다. 따라서 모든 동력톱이나 기계톱이 체인톱은 아니다. 가이드 바를 장착한 포터블 형식일 때만 체인톱이다.

동력톱은 톱날을 돌아가게 하는 동력에 따라 전기톱과 엔진톱으로 나뉜다. 전기톱은 전깃줄을 달고 움직이는 것과 건전지를 사용하는 것으로 구분된다. 둘 다 전기톱이고 전동톱이다. 전기에서 동력을 얻으니 전기톱이고 전기로 모터를 돌리니 전동톱이다. 전깃줄이 있고 없고가 다른데 따로 구분되는 이름이 없다. 와이어 전기톱은 동력톱 가운데 구조가 가장 간단하다. 톱날과 모터로 충분하다. 연료통이나 배터리 장착이 필요 없다. 따라서 관리가 편하지만 작업할 때 전깃줄이 걸리적거리는 불편함이 있다. 전기를 직접 연결하기에 장소의 제약이 따른다. 포터블 동력톱 가운데 아주 적은 분야에서 쓰인다.

대부분의 전기톱은 전깃줄이 없는, 배터리를 사용하는 톱이다. 배터리를 충전시켜야 하고 배터리 1개당 작업시간의 제약이 있으며 최대출력이 엔진톱에 비해 뒤지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선호도는 낮은 편이다. 배터리톱은 전기톱 뒤쪽에 몸통 4분의1쯤 되는 뭉툭한 배터리를 달고 있다. 동력톱 가운데 톱날+몸통+배터리통 등 셋으로 구분되는 톱은 배터리 전기톱이다. 전깃줄 달린 전기톱이나 엔진톱은 톱날+몸통 구조인데 같은 출럭이면 엔진톱 몸통이 크다.

엔진톱은 언론에서 가장 많이 전기톱이나 전동톱으로 오해받는 톱이다. 휘발류나 석유, 경유 등을 사용하는데 섞어 쓰는 모델도 있다. 앞서 밝힌 것처럼 톱날+몸통 구조인데 연료통이 몸통 안에 있어 상대적으로 몸통이 크다. 시동 케이블에 연결된 손잡이(스타터)를 힘껏 당겨 엔진 시동을 건다. 엔진은 연료를 분사하는 노즐을 통해 작동한다. 오래 사용하지 않으면 노즐이 막혀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관리가 까다로운 편이다. 연료와 윤활유 및 여분의 톱날 같은 것이 구비되면 거의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선호도가 높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오지이거나 충전에 필요한 전기를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운 지역에서는 엔진톱이 주로 쓰인다.

사진 설명을 쓸 때 몸통 부분이 잘려 판단이 어려울 때는 전기톱, 엔진톱을 가리지 않고 체인톱으로 어림잡아 쓰는 것이 좋다. 기계톱이나 동력톱보다는 체인톱이 톱의 특성을 보다 잘 나타내고 있다.

김영철 전 인천수목원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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