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23일 청년 세대를 향해 ‘마약쟁이’ 운운한 것은 현 2030세대는 물론 일제 강점기에 청년 시절을 보낸 선조들에 대한 모욕이다. 사실관계 측면에서도 궤변이다. 취중 잡담이 아니라 민주당의 전국청년위원회 발대식에서의 공식 발언이어서 더욱 부적절하다. 진 의장은 고등학교 시절 1930년대 문학에 관해 배울 때 선생에게서 들었다면서 “일제 치하 조선 청년 가운데 똑똑한 청년은 두 부류였다. 총을 들고 만주에서 무장투쟁을 하거나,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편에 빠졌다”고 했다. 이어 “청년이 미래가 부정적이라고 할 때 나아갈 길은 혁명가이거나, 마약쟁이”라고 했다.

가혹한 일제 식민지 시기의 대다수 청년은 독립을 꿈꾸면서도 힘겹게 생업을 이어갔다. 유능한 인재 중에 풍찬노숙의 독립운동에 뛰어든 불굴의 애국지사도 있었지만, 일제 체제를 견디면서 미래를 준비한 사람도 많았다. 그런데 혁명가 아니면 아편 중독자 식으로 갈라치기 했다. 당시 강의를 정확히 알 순 없다. 그러나 수십 년 뒤 중견 정치인이 된 지금도 그런 인식을 갖고 있다면 문제다.

진 의장 발언은, 최근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는 젊은 세대가 상당하고, 주요 대학에서 그런 모임이 생기는 현상 등에 대한 비판으로 보인다. 젊은 세대의 보수화 경향에는 민주당 책임도 적지 않다. 강성·귀족 노조로 인한 노동개혁 실패는 청년 취업난과 무관하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 수사·재판 등이 공정하지 않다는 여론도 상당하다. 청년의 고민을 이해한다면 혁명가 아니면 마약쟁이 식으로 양분하진 못할 것이다. 최근 박구용 교육연수원장이 “(보수적인 2030세대를) 스스로 말라비틀어지게 만들고 고립시켜야 한다”고 했다가 비판이 커지자 사퇴한 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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