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Economy - 2022년 거래가보다 40% 하락

소비율 2위 中 혼인 9년째 감소

인공다이아, 천연의 6분의1 가격
육안으로 판별 못할만큼 고품질


한때 모든 보석 중 최고가를 자랑하던 다이아몬드의 위상이 연일 추락하고 있다. 세계 2위 다이아몬드 시장인 중국에서 혼인율이 감소하며 다이아몬드 수요가 감소한 데 이어, 실험실에서 만든 인공 다이아몬드(랩 다이아몬드)의 품질이 높아지며 소비자의 소비 패턴이 변화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국제다이아몬드거래소(IDEX) 통계에 따르면,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은 빠르게 내려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2년 3월 7일보다 약 40% 하락했다. 지난해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업체인 드비어스의 다이아몬드 재고량이 약 20억 달러(약 2조9200억 원)에 달해 2008년 이후 원석 다이아몬드 판매가 가장 부진한 해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을 중국의 혼인율 감소에 있다고 본다고 영국 가디언 등은 보도했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다이아몬드 시장인 중국에서 경제 둔화와 취업난,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혼인신고 건수가 가파르게 감소하면서 다이아몬드 수요가 급감한 것이 글로벌 시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의 연간 혼인신고 건수는 2013년 1346만 건에 달했으나 2014년부터 9년 연속 감소해, 2022년 683만 건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660만 건 이하로 혼인신고가 접수되며 2013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를 기록했다. 미국 뉴욕 다이아몬드 컨설턴트인 폴 짐니스키는 “지난해 중국의 다이아몬드 수요가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며 “업계에서 그 영향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다이아몬드가 금과 달리 인공적으로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도 위상 추락에 일조하고 있다. 기술 발전으로 공장에서 만든 인공 다이아몬드의 품질이 천연 다이아몬드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인공 다이아몬드는 광학적·화학적·물리적 특성이 천연 다이아몬드와 동일해 맨눈으로는 구별할 수 없다. 또 천연 다이아몬드는 발견하고 캐내서 가공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리지만 실험실 다이아몬드는 그보다 짧은 시간에 만들 수 있어 최대 90% 저렴하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천연 다이아몬드 1캐럿은 평균 724만 원에, 인공 다이아몬드는 약 130만 원에 거래되며 인공 다이아몬드가 더 합리적인 선택지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약 10년 전부터 주얼리용으로 시장에 본격 출시된 인공 다이아몬드는 비중을 확대 중이다. 2015년 다이아몬드 주얼리 수요의 1%에 그쳤던 랩 다이아몬드는 현재 15∼20%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인공 다이아몬드 시장 규모는 153억 달러에 이른다. 앞으로는 업계 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사치재이며 투자재로도 가치를 인정받던 다이아몬드가 더욱 외면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지연 기자 jjy0725@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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