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종합사회복지관에서 놀이 코칭 프로그램에 참여한 부모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초록우산 제공
지난해 10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종합사회복지관에서 놀이 코칭 프로그램에 참여한 부모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초록우산 제공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 초록우산 영등포사회복지관 ‘놀이 코칭’

영유아·부모 20명 대상으로
상호작용 프로그램 7회 진행

발달 돕는 놀이와 양육 접목
함께 놀며 키우는 방법 알려줘
가정별 피드백 ‘맞춤 코칭’도
“아이를 더 깊이 이해하게 돼”


아이가 태어나면 누구나 좋은 부모가 되리라 다짐한다. 하지만 ‘현실 육아’는 다르다. 울음과 웃음, 때로는 짜증으로밖에 소통하지 못하는 영유아와 24시간을 보내다 보면 부모 역시 갖가지 감정에 시달리기 마련이다. 여기에 확인되지 않은 자녀 양육법이 온라인에서 홍수를 이루며 부모의 불안을 가중한다. 이 같은 부모들을 위해 ‘놀이 코칭’이라는 대안이 나왔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놀이’라는 소통창구를 마련해주고, 부모에게는 이를 통해 아이를 이해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핵심이다.

◇핵가족화 보완하는 놀이 코칭 = 놀이 코칭은 초록우산 영등포종합사회복지관이 지난해 10∼12월 서울 영등포구 내 영유아(1∼5세) 및 양육자 총 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놀이매개 부모·자녀 상호작용 프로그램이다.

이는 젊은 부부들이 아이를 돌보는 방법을 몰라 고심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과거 대가족 문화에서는 자녀 양육·교육법이 윗세대로부터 자연스레 전수됐지만, 핵가족화된 현대사회 부모들은 유튜브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더 이용하는 것이 실정이다. 문제는 왜곡된 정보가 너무 많다는 데 있다. 복지관은 영유아 가정 놀이 코칭 결과보고서를 통해 “부모가 자녀 양육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 없다면 자녀에 대한 과잉보호, 혹은 반대되는 방임·방치행위가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자녀에게 즉각적·장기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놀이 코칭의 핵심은 아동 발달에 중요한 ‘놀이’를 부모의 양육 역할과 접목해 부모에게 ‘놀면서 양육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특히 아직 자신의 생각, 감정, 의도를 언어로 표현하는 데 미숙한 아동에게 놀이는 곧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부모가 이 점을 충분히 인지한다면 놀이를 통해 가족기능이 강화될 수 있다고 복지관은 설명했다. 이때 사용된 전략은 바로 ‘반응성 상호작용(RT)’이다. 이는 부모와 아동 사이에서 이뤄지는 일상적인 상호 활동 속에서 부모가 지시가 아닌 ‘반응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다. 아동이 생활 속에서 놀이를 통해 주도하며 능동성을 기르고,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성까지 고양시키자는 취지다.

부모와 아이들이 놀이 코칭을 통해 배운 내용을 실습하는 모습.  초록우산 제공
부모와 아이들이 놀이 코칭을 통해 배운 내용을 실습하는 모습. 초록우산 제공


◇아이 발달 촉진하고 가족기능도 강화 = 이에 복지관은 지난해 10월부터 영유아 가정을 대상으로 총 7회의 놀이 코칭을 실시했다. 이때 프로그램은 아동 나이별·성별·발달 단계별 특성에 맞는 놀이 기술 및 기법을 지도할 수 있는 전문 놀이지도사가 진행했다. 명칭은 코칭이지만 기존 코칭 강의처럼 일방적인 교육이 아닌, 각 가정 사례별로 피드백을 주는 상호적 교육으로 이뤄졌다. 먼저 놀이지도사가 양육자와 자녀가 기존 놀이를 하며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분석하고, 부모 아동 상호작용 평가 검사(K-MBRS·K-CBRS)를 통해 수치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부모-아동의 상호작용에 관련한 맞춤형 코칭을 제공했다.

코칭 결과 실제 양육자들의 태도와 양육 기술에서 긍정적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모의 반응성은 증가하는 한편 지시성은 낮아진 것으로 평가됐다. 아동의 상호작용 역시 주도성, 공동주의, 애정의 영역에서 긍정적 변화를 보였다. 또 표현언어의 빈도가 증가하고, 다양한 단어를 사용하는 등 언어적인 발달도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도 부모들은 “아이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참여자 A 씨는 “아이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부모-자녀 간 신뢰가 형성돼야 모든 발달이 균형적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B 씨는 “아이와 더 친해지기 위해 신뢰를 쌓아가는 방법, 감정적으로 친밀감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배우고 실제로 관계가 더 친밀해져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문화일보 - 초록우산 공동기획
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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