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각 대학은 2월 중순 무렵 학위 수여식을 잇달아 연다. 한국교육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국내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은 1만8714명이다. 1960년 6월 당시 국내 박사는 91명에 불과했다.
독립운동가였던 서재필(1864∼1951) 박사는 진짜 박사였을까. 서재필 박사는 독립신문을 창간하고 미국에서 3·1운동을 주도한 독립운동가로 명성을 날렸다. 조선 사람으로 제일 먼저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던 그는 1892년 한국인 첫 서양 의사가 됐다. 하지만 실제 정식 박사학위는 없었다. 단지 의사였는데 ‘닥터(medical doctor)’를 박사라고 불러왔기에 생긴 오해다. 진짜 박사학위 1호는 이승만(1875∼1965) 박사다. 그는 1910년 프린스턴대에서 ‘미국의 영향을 받은 영세중립론’이라는 논문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여성 박사 1호는 김활란(1899∼1970) 전 이화여대 총장. 1931년 컬럼비아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한민국 박사학위 1호가 정확히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일설에 따르면 현상윤(1893∼?) 전 고려대 총장이 1949년 집대성한 ‘조선유학사(朝鮮儒學史)’를 첫 박사학위 논문으로 꼽는다. 그는 학자이자 사상가이자 문학가로 활약했다.
고려대는 6·25 전쟁 중이던 1953년 3월 대구의 임시교사에서 거행된 졸업식에서 본인을 대리한 장남에게 박사학위를 수여했다. 6·25 전쟁 발발 직후 납북됐기 때문에 졸업식장에 그는 없었다. ‘학위증. 제1호. 현상윤. 논문 조선유학사. 고려대학교 대학원 위원회의 심사에 통과하였으므로 학위 규정에 의하여 자(玆)에 문학박사의 학위증을 수여함. 단기 4286년 3월 25일 고려대학교 총장 유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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