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0문10답 - ‘넥스트레이드’ 오늘 개장
오전 8시 ~ 오후 8시 주식거래
프리마켓·정규장·애프터마켓
사이사이 10분간은 거래 중단
투자자 직접 거래소 지정 가능
기존 주식앱에 선택기능 추가
증권사들 수수료도 인하 전망
내달초 종목 800여개로 확대
ETF·ETN 빠르면 연말 매매
한국 증시와 미국 증시 ‘동조화(커플링)’ 현상이 심화한 가운데, 국내 주식 시장 거래 시간이 오후 8시까지 늘어나면서 투자자들의 미국 증시 프리마켓(오후 5시 개장) 상황을 반영한 주식 투자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4일부터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가 출범했기 때문이다. ATS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 12시간 주식 거래 서비스를 제공한다. ATS 출범으로 달라진 주식 거래 방식을 10문10답 형태로 정리했다.
1. 언제 어느 종목부터 ATS에서 거래할 수 있나?
현재 거래소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6시간 반만 정규장을 운영한다. 반면 ATS 거래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ATS는 거래소와 동시 운영하는 정규 거래시간 전·후로 프리마켓(오전 8시~8시 50분)과 애프터마켓(오후 3시 30분~8시)이 추가로 운영되고, 단, 거래소 시장 시작 전 10분(오전 8시 50분~9시)과 종가 단일가 매매 시간 10분(오후 3시 20~30분) 동안에는 거래가 일시 중단된다. 시세 조종 방지와 시가 종가의 원활한 산출을 위해서다.
2. 어느 거래소를 통해 주식을 주문할 수 있나?
거래소와 ATS 두 곳에서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된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주문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투자자가 직접 거래소를 지정하여 주문을 넣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증권사의 모바일 앱을 통해 주식을 거래할 때 ‘거래소 또는 넥스트레이드를 통해 거래해달라’고 명시적으로 요청할 수 있다. 별도의 지정 없이 주문을 넣으면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가장 유리한 거래소를 자동으로 선택하여 주문을 체결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주문 시 가격, 비용, 체결 가능성, 거래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투자자에게 더 유리한 조건의 거래소로 주문을 자동 배분하는 방식이다. 현재 28개 증권사가 ATS에 참여할 예정이며, 이 중 14개사는 출범부터 모든 시장 거래에 참여한다. 나머지 14개사는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 등에 우선 참가하고 이후 순차적으로 모든 시장 거래에 참가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기존의 온라인·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HTS·MTS)에 ATS 주문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따라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일반적으로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할 필요는 없다.
3. ATS 가능한 종목은 무엇? 상장지수펀드(ETF)도 가능한지
ATS 출범과 동시에 모든 종목이 거래 가능한 것은 아니다. 거래소 개장 첫 주에는 코스피·코스닥 각 5개씩 10개 우량 종목만 거래할 수 있다. 다음 달 초에는 800여 개 종목까지 거래 종목이 늘어난다. 대상 종목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에 포함된 종목 및 시가총액·거래대금 상위 종목을 기준으로 선별한다. 순자산 총액이 200조 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한 ETF 상품은 연말이 돼야 대체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있다. 아직 ETF와 상장지수증권(ETN)에 대해서는 금융위원회의 인가가 나지 않았다. 관련 시행령 개정과 인가 절차를 고려할 때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쯤 ETF·ETN 거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주식형 ETF의 경우 거래시간 연장으로 괴리율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괴리율은 ETF 가격과 기초자산 순자산 가치의 차이를 말한다. 현재 해외 ETF는 전날 미국 시장의 종가만 반영할 수 있어 괴리율이 커지는 문제가 있다. ATS에서는 미국 프리장이 열리는 오후 5시부터 ETF를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해외 시장의 움직임을 더 빠르게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 ATS 출범으로 거래 시간 확대 외에 다른 편익도 있나?
ATS의 수수료는 거래소 대비 20~40% 낮다. 이 돈은 증권사들이 거래소에 지급하는 금액인데, 비용 부담을 덜게 된 증권사들이 투자자 주식 거래 수수료를 낮춰 줄 수 있는 요인이 된다. 실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ATS 출범과 동시에 주식 거래 수수료를 인하했다. 예컨대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영업점관리계좌·스마트영업점 비대면계좌 주식 거래 수수료를 오프라인 기준 0.490%에서 0.486%로, 온라인 수수료는 0.140%에서 0.136%로 낮췄다. 거래 시간 확대로 신규 시장이 생기는 상황에서 ‘업계 최저’와 같은 타이틀을 선점하기 위한 조치로도 풀이된다. 다른 증권사들도 가격 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있지만, 당장은 거래 활성화 여부를 살피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5. 거래소와 ATS 주가가 다를 수도 있나? 신규 호가도 생겼다고 하던데
거래소와 ATS에 접수된 주문 조건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같은 회사 주식이라도 호가, 물량이 다를 수 있다. 먼저 거래소는 시장가와 네 가지 지정가(일반·최우선·최유리·조건부)를 제공한다. ATS 측은 여기서 조건부 지정가를 빼고 중간가 호가와 스톱 지정가 호가 2가지를 추가한다. 먼저 중간가 호가는 파는 사람의 호가 중 가장 싼 가격과 사려는 사람의 호가 중 가장 비싼 가격의 중간값으로 호가를 자동 지정하는 방식이다. 안정적으로 특정 종목 비중을 늘리고 싶을 때 쓸 만하다. 스톱 지정가 호가는 손절매 전략에 활용할 수 있다.
6. ATS 거래 안전장치는 어떻게 마련돼 있나?
ATS는 주가 급변에 대처할 시장 안전장치도 마련돼 있다. 거래소가 운영 중인 서킷 브레이커(매매 일시 정지),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호가 일시 정지), 변동성 완화 장치(VI) 등이 ATS 출범 즉시 모두 적용된다. VI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락할 때 발동되는 제도다. VI가 발동되면 일시적으로 매매를 중단하고 단일가 매매 방식으로 전환해 가격 변동을 완화한다. 직전 체결가 대비 3% 또는 6% 변동 시 발동돼 2분간 거래가 정지된다. 이와 별개로 애프터마켓 시간대에 기업 공시나 투자 관련 주요 보도가 나올 경우 해당 종목에 대한 거래가 즉시 정지될 수 있다. 거래 재개 여부는 거래소 공시 확인 후 결정된다.
7. 이밖에 ATS 출범 이후 달라지거나 투자자 유의점은?
ATS에서 매매 가능한 종목은 거래소 시간 외 단일가 시장(오후 4~6시)에서 앞으로 매매가 중단된다. 동시에 서로 다른 매매 방식으로 운영되는 시장에서 불공정 거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리종목, 투자경고·위험, 단기과열, 투자주의환기 등 시장조치 종목도 매매가 정지된다. 또, 다음날 주가 기준은 전날 오후 8시 대체거래소 종가와 상관없이 거래소 전날 종가가 기준가가 된다. 아울러 증권사에서 ATS 개장 시간에 고객센터 자동응답전화(ARS)를 통한 주식 매매 주문이 가능하다.
8. ATS 처음 시작한 미국, 어떻게 진행됐고 현재 현황은?
미국은 1975년 내셔널 마켓(National Market)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먼저 ATS를 도입했다. 이후 2005년 최선집행의무(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최선의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주문을 처리)가 제도화되면서 ATS가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캔자스주에 설립된 ATS BATS가 저가 수수료 등을 내세운 공격적 정책을 사용하면서 정규거래소인 뉴욕증권거래소(NYSE) 등의 과점 체제를 허물 정도였다. 이에 미국은 매매체결 시설 간 경쟁을 촉진하는 정책도 시행했다. 특히 대규모 주문으로 추가적 비용을 부담해야 했던 대형 기관투자자의 요구를 충족하는, 즉 주문량과 호가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비공개주문시장인 다크풀 형태의 ATS도 등장했다. 그 결과 미국에는 2024년 기준 65개의 ATS가 운영 중이며, 이들은 상장 주식의 3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9. 다른 나라들의 ATS 상황은?
유럽은 1993년 유럽금융서비스 통합 법인인 금융투자서비스지침을 제정하면서 자체 ATS인 MTF(Multilateral Trading Facility)를 만들었다. 2020년 기준 유럽의 MTF는 Chi-X, Turquoise, BATS Europe 등 142개다. 유럽은 정규거래소와 ATS 점유율이 각각 34%, 37%로 비등해 ATS가 정규거래소와 함께 안정적으로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의 자체 ATS인 PTS(Proprietary Trading System)는 2000년대에 10개가 설립됐지만 현재는 3개만 운영 중이다. 도쿄증권거래소(TSE) 외에도 JNX, SBI Japan Next 등이다. 지난해 일본 주식 거래량의 11%가 여기에서 거래되고 있다. 미국, 유럽과 달리 일본은 PTS 설립조건을 두고 있으며, 설립 시 자기자본 요건은 3억 엔(약 29억1447만 원)이다.
10. 미국 주간거래 서비스 ‘블루오션’도 ATS라고?
지난 2022년부터 국내 증권사들에 제공한 미국 주간거래 서비스는 미국 ATS 블루오션을 통해 가능했었다. 주간거래는 미국 새벽시간, 한국으로는 낮 시간대에 미국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다. 다만 지난해 8월 5일 거래체결 시스템 장애를 일으키면서 19개 증권사에서 6300억 원(약 9만 계좌)에 달하는 거래금액 취소 사건이 발생, 현재는 증권사들이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블루오션은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서비스 재개를 요청하고 있지만, 거래 취소 보상 등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태로 현재로서는 재개 시점이 불투명하다.
신병남·박정경·김지현·이종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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