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경제지표 모두 악화… 소비·투자까지 두달만에 트리플 감소

내수·건설부진 등 장기화 속
임시공휴일 지정 효과 못 봐
소비 한달만에 다시 마이너스
설비투자도 51개월만에 최악


산업활동 동향 3대 지표가 일제히 하락한 것은 비상계엄 사태 파장과 함께 고금리 등에 따른 내수 부진,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른 타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일자리·건설·서민금융 등 전 분야에 걸친 각종 대책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 정책의 대응방안 등을 빠르게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경제계에서는 근본적으로 정치권의 불안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는 한 당분간 지표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25년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전 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1.2(2020년=100)로, 전달보다 2.7% 감소했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됐던 2020년 2월(-2.9%) 이후 4년 11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전 산업생산 중 건설업 생산(-4.3%)·광공업 생산(-2.3%)·제조업(-2.4%)·서비스업 생산(-0.8%)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건설업 생산의 경우 지난해 5월(-3.8%)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재화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도 전월보다 0.6%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지난해 10월과 11월 0.7%씩 감소했다가 12월(0.2%) 소폭 반등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정부가 설 연휴 임시공휴일을 지정했지만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되살리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설비투자도 전달보다 14.2% 빠졌다. 2020년 10월(-16.7%)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12.6%), 기타운송장비 등 운송장비(-17.5%)에서 줄어든 여파가 컸다. 주요 내수지표 중 하나인 건설경기도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4.1%)과 토목(-5.2%)에서 공사 실적이 모두 줄어 전월 대비 4.3% 감소했다. 건설기성은 지난해 8월(-2.1%) 이후 6개월 내리 줄어들며 낙폭을 키우고 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해 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 대비 0.3포인트 떨어졌다. 동행종합지수와 선행종합지수는 전월 대비 2개월째 함께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심의관은 “기저효과와 긴 명절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로 대부분 마이너스로 전환했다”며 “생산은 반도체 등이 회복을 견인하고 있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심리 위축으로 소비·투자·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자, 정부는 내수 등 민생경제 회복과 수출지원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날 기획재정부는 “일자리·건설·서민금융 등 ‘1분기 민생·경제 대응 플랜’의 주요 정책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대응방안으로 ‘수출 바우처’를 도입하고 무역금융 366조 원 공급 등 유동성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첨단전략산업기금’ 설치 등 산업경쟁력 강화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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