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호 DL이앤씨 건설자재관리팀 차장이 자신의 텀블러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소현 기자
곽동호 DL이앤씨 건설자재관리팀 차장이 자신의 텀블러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소현 기자


곽동호 DL이앤씨 건설자재관리팀 차장
"사내 ‘종이컵 제로’ 캠페인 영향 체감"
월요일 아침마다 세척기 앞 긴 대기 줄
환경 보호, 건설업 미래 방향성과도 유관



"회사에 종이컵이 사라진 것을 계기로 ‘1인 1 텀블러’는 물론,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는 인식이 사내에 퍼지고 있습니다. 환경 보호에도 약간의 강제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서울 서대문구 DL이앤씨 본사에서 만난 곽동호 건설자재관리팀 차장은 "월요일 아침마다 텀블러 세척기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설 정도"라며 이같이 밝혔다.

5일 DL이앤씨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022년 본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종이컵 제로’ 캠페인을 시작했다. 본사 사무실에 종이컵을 없애는 대신 임직원에게 개인 텀블러를 지급, 직원들이 텀블러를 지참하도록 유도했다. 세척 편의성을 높이고자 사무실 각 층에 세척 설비도 설치했다.

취지는 공감하지만 어색하고 불편하다는 의견이 있었던 도입 초기와 달리, 3여 년이 지난 현재 텀블러 사용 문화가 안착했다는 평가다. 코팅이 벗겨지거나 하는 교체 주기에 맞춰 선후배, 동료 간 새 텀블러를 선물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페이퍼리스 업무 환경이 조성됐으면 한다는 목소리가 임직원 사이에서 먼저 나올 정도로 환경 보호에 대한 사내 관심도가 높아졌다.

회사에서 나눠주기 전부터 이미 텀블러 사용에 익숙해 있었던 곽 차장은 이 같은 사내 변화에 특히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텀블러 애호가인 아내가 약 5년 전 선물한 텀블러가 첫 텀블러였다는 그는 "아내가 평소에 물을 많이 마시는데, 텀블러를 쓰면 하루에 물을 얼마나 마시는지 확인할 수 있고 환경적으로도 도움이 된다면서 권유했다"며 "저도 그렇고, 동료들도 그렇고 확실히 주변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곽 차장은 텀블러 사용의 또 다른 재미로 세척기 앞 ‘스몰 토크’를 꼽았다. 그는 "같은 층에서 일해도 서로 얼굴 보기가 쉽지 않다"며 "세척을 기다리면서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아이들은 잘 크는지 소소하게 이야기도 나누고 자연스럽게 교류할 기회가 늘어난 것 같다"고 전했다.

환경 보호에 대한 사내 관심도가 높아진 것은 건설업의 미래 방향성에 대한 고민과도 관련이 깊다. 건설업은 폐기물이 다량 발생하는 산업으로, 친환경 관련 고민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분야다. 곽 차장은 "지금 하는 일이 자재 구매인데, 자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폐기물이 되기 때문에 친환경 자재가 아닌 것들을 사용하게 되면 나중에 처리할 때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친환경 콘크리트, 그린 콘크리트에 대한 관심을 계속해서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소현 기자
이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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