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인천 동구에 위치한 케이블 제조사 천일테크윈 공장에서 한 직원이 ‘와이어링 하네스’의 전기신호가 제대로 흐르는지 여부를 진단하는 회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지영 기자
지난달 20일 인천 동구에 위치한 케이블 제조사 천일테크윈 공장에서 한 직원이 ‘와이어링 하네스’의 전기신호가 제대로 흐르는지 여부를 진단하는 회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지영 기자


■ 혁신생태계 리포트 2025 - (16) 두산

두산밥캣 부품 공급 천일테크윈
1.5억 들여 생산관리 프로 개선
재고·출하시간 줄여 8억원 성과

中 건설기계 박람회 부스 마련도
글로벌 거래 상담금액 1억 넘어


인천=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

지난달 20일 인천 동구에 위치한 케이블 제조사 천일테크윈. 이곳에서는 직원들이 길고 짧은 전선을 길이에 맞게 절단한 뒤 전선 끝에 ‘단자’(전기회로나 전자기기에서 전력을 끌어들이거나 보내는 데 쓰는 회로의 끝부분)를 연결하고 있었다. 이처럼 가공 공정이 끝난 전선은 단자와 플라스틱으로 된 ‘하우징’(부품을 둘러싸는 틀)을 잇는 압착 공정, 낱개의 전선을 모아 조립하는 조립 공정을 통해 전선 뭉치인 ‘와이어링 하네스’로 탄생했다. 다른 직원들이 와이어링 하네스의 전기신호가 제대로 흐르는지 여부를 진단하는 회로 검사, 제품의 불량 여부를 최종적으로 살펴보는 외관 검사, 제품 검사 등을 진행하고 나면 완제품이 만들어졌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차량에 탑재되는 배선의 집합체로, 차량과 전자 제품의 각 부위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와 전류를 부품 간 전달해 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부품이다. 사람에 비유하면, 몸 전체에 피를 순환해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계 또는 감각기관이 받아들인 자극을 뇌와 척수에 전달하고 그에 맞는 명령을 전달하는 신경계와 같은 역할을 한다.

두산그룹의 소형 건설기계 제조 기업인 두산밥캣은 천일테크윈으로부터 지게차의 부품인 와이어링 하네스를 납품받고 있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두산밥캣의 지게차에 설치돼 차량 내 모든 ‘전장품’(차량에 들어가는 전기 및 전자장비)을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한편, 배터리의 전기 에너지를 각 전장품에 전달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지난 1974년 설립된 천일테크윈은 같은 해 대우중공업 산업 차량 부문(현 두산밥캣코리아)에 부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두산밥캣의 지게차 사업부가 두산산업차량 시절이던 지난 2011년 2월부터는 중국 옌타이(烟台) 법인도 천일테크윈의 와이어링 하네스를 공급받고 있다. 천일테크윈에서 양산하는 케이블은 약 1000종으로 이 중 절반가량은 두산밥캣으로 들어가는 물량이다.

지난해 11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바우마 차이나 2024’에 두산밥캣 지원으로 마련된 천일테크윈의 전시 부스.  두산밥캣 제공
지난해 11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바우마 차이나 2024’에 두산밥캣 지원으로 마련된 천일테크윈의 전시 부스. 두산밥캣 제공


두산밥캣은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천일테크윈에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해 왔다. 시스템과 하드웨어를 포함한 생산관리프로그램(MES)을 마련, 협력사의 케이블 제조공정 전반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로 진행됐다. 천일테크윈 직원들은 MES를 통해 합격품 또는 불량품 판정 결과와 생산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검사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저장할 수 있다.

두산밥캣은 MES 고도화를 위해 3년간 총 1억5000만 원가량을 지원했다. 한국생산성본부에 따르면, 천일테크윈은 스마트공장 구축으로 재고 비용, 출하 리드타임(상품의 주문 시점과 인도 시점 사이에 경과된 시간) 감소로 지난 2022~2024년 3년간 약 8억2000만 원의 재무성과를 거뒀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11월 26~29일 나흘간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규모의 건설기계 박람회 ‘바우마 차이나 2024’에서 협력사들이 중국과 튀르키예, 인도 등 해외 업체들과 교류할 수 있도록 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임차료, 부스비, 컨설팅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했다. 천일테크윈은 글로벌 바이어와 총 14회 상담을 진행했고, 거래 상담금액 약 1억1854만 원을 기록했다.

한편 두산밥캣은 지난해에만 약 50개 협력사에 총 19억 원을 지원했다. 두산밥캣은 지속적인 상생 노력의 공로를 인정받아 ‘2024년 동반성장 주간 기념식’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납품연동제 시행 우수기업으로 선정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중소기업 산업안전협업 우수사례로 ‘윈윈 아너스’를 수상했다.

/ 제작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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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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