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반탄-찬탄파 도넘은 공격
상대진영 인물들 신상털기 기본
최상목·의원에 ‘문자폭탄’ 세례
폭력사태 대비 ‘방검복’ 구매독려
유튜버 활동 막으려 ‘채널’ 신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다음 주쯤으로 예상되면서 탄핵 찬·반 세력의 ‘사이버 전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반탄(탄핵 반대)층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선고 당일 헌법재판소 난입 등 ‘집단행동’을 예고하며 ‘투쟁 매뉴얼’을 공유하는가 하면, 찬탄(탄핵 찬성) 측에서는 반탄층의 ‘스피커’로 활동하는 주요 유튜브 채널을 신고해 활동을 막으려는 일명 ‘노란 딱지’ 공격도 벌이고 있다.
7일 윤 대통령 지지자 500여 명이 모인 한 극우 오픈채팅방에서는 “헌재 선고일에 헌법재판소로 몰려가 몸으로 (탄핵을) 막자”며 경찰이 제지할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적은 매뉴얼이 공유되고 있었다. 앞서 경찰이 폭력사태 발생 시 삼단봉·캡사이신 사용을 검토하겠다고 하자, 이들은 “방진복·방검복을 입고 가자”며 보안경, 방탄조끼, 방독면 구매를 독려하고 있었다. “최대한 안 잡히려면 옷에 식용유·바셀린 등을 발라야 한다” “방패는 위로 올리는 움직임에 취약하니 붙잡혔을 때는 아래에서 위로 쳐올려 빠져나오면 된다” “생수를 가져가 캡사이신을 씻어내고 최루탄이 날아올 경우 테니스 라켓으로 경찰을 향해 쳐내자” 등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됐다. “100만 명이 죽을 각오를 하면 (우리를) 못 막는다” 등 과격한 말도 오가고 있어 ‘폭동’ 우려도 제기된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여당 의원 등에게 ‘탄핵 반대’를 압박하는 ‘문자 폭탄’도 계속 이뤄지고 있다. 4일 디시인사이드 ‘미국정치 갤러리(미정갤)’에선 “공안 수괴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반드시 파묘해 경찰을 압박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20여 분 만에 ‘이호영 집 주소’라며 서울 소재 한 아파트가 특정되기도 했다. 파묘란 무덤을 파헤치듯 과거 행적을 캔다는 뜻이다.
반면 찬탄 측에서는 윤 대통령 대리인단 김계리 변호사의 과거 블로그 글이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김 변호사가 2016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통합진보당 해산을 비판했다는 내용이다. 이들 글에는 “극우들이 알면 자지러질 거 같다” “빨리 힘갤(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에 퍼뜨리자”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김 변호사는 해당 글을 비공개 처리했다.
반탄 커뮤니티와 유튜브 채널 등을 공격하는 ‘극우 추적단’도 등장했다. 이들의 주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과 유튜브 채널 ‘리스트’를 만들어 이들을 집단 신고해 활동에 제약을 받게 하자는 취지에서다. 이렇게 정지된 계정이나 신고하는 장면을 찍어 올리는 ‘인증 릴레이’도 이어지고 있다.
SNS에 보수색을 드러낸 특정 시민들을 상대로 “죽이겠다”며 살인 예고 글도 올라왔다. 충남경찰청은 SNS상 ‘우파’라고 밝힌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살인 예고를 한 혐의(협박)를 받는 A 씨를 추적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반탄 게시물을 올린 이용자들의 SNS 아이디를 일일이 태그(언급)하며 “죽이겠다”는 글 10여 건을 올렸다. A 씨는 피해자들을 향해 “2찍 ××” 등 반탄 진영을 비하하는 욕설과 함께 회칼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2찍’은 20대 대선 당시 기호 2번이었던 윤석열 후보를 찍은 사람을 비하하는 용어다. 피해자 B(38) 씨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적 견해를 밝혔다는 이유만으로 목숨을 위협받다니, 너무 무섭다”고 말했다.
이재희·노수빈·김린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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