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도시인 부산의 경쟁력 강화는 지방분권의 바로미터라고 할 정도로 중요한 국가적 과제다. 부산엑스포 유치, 가덕도 신공항 문제 등에 국민적 응원과 관심이 집중됐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부산을 방문해 현안을 살핀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민감한 지역 현안에 대해선 관심을 보이지 않고, 북극항로 개척을 강조한 것은 뜨악하다. 지난해 1월 흉기 피습 후 의료헬기로 부산대병원을 떠나 서울로 옮겨간 일로 부산시민들이 상처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이 대표는 부산항만공사 신항 사업소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을 만났다. 이 대표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며 북극항로 개척 사업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중요한 문제”라고 하면서도, 한국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제정이야말로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라며 민주당의 협조를 호소했다. 이 대표가 “저는 북극항로가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고 반박함으로써 설전을 벌이는 모양새가 됐다. 이어진 비공개 면담에서 산은 이전 등 지역 숙원 현안에 대해 이 대표는 침묵했다고 한다.

북극항로 개척은 국가 차원의 사업으로 봐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뛰어들었을 정도다. 이 대표의 이번 부산 방문은 국가 지도자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부산을 소품으로 활용하려 했다는 오해를 부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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