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전 세계인의 시선은 1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리는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고위급 회담에 집중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회담은 지난달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백악관 정상회담이 파국을 맞은 뒤 처음으로 열리는 공식 회담이어서 양 측이 앞선 갈등을 극복하고 휴전·광물협정 등의 사안에서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줄곧 ‘미국 편입’을 고집해왔던 덴마크령 그린란드에서는 총선이 진행된다. 12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예고한 대로 미국 정부가 철·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시행한다.
지난달 2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기 전 취재진 앞에서 휴전, 광물협정 등 사안에 대한 의견차를 드러내며 언쟁을 벌이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정상회담 파국’ 이후 처음으로 다시 대면하는 미국·우크라이나=11일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고위급 회담을 개최한다. 이 회담은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백악관 회담 파국으로 광물 협정 체결이 불발된 이후 이뤄지는 첫 고위급 만남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회의에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 비서실장,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 루스템 우메로프 국방장관, 파블로 팔리사 대통령실 부실장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미국 측에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가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고성까지 주고받으며 설전을 벌였던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8일에 미국과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번 고위급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X에 "우크라이나는 전쟁이 시작된 순간부터 평화를 추구해 왔다"며 "현실적인 제안이 논의되고 있다. 핵심은 빠르고 효과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건설적인 대화에 전념하고 있다"며 "필요한 결정과 단계에 대해 논의하고 합의하길 희망한다"라고 덧붙였다.
덴마크령 그린란드 총선을 3일 앞둔 지난 8일 TV토론장에 방청객으로 참여한 시민들이 그린란드 국기와 정당 국기 등을 흔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총선 치르는 그린란드…최대 쟁점은 단연 ‘독립’=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부터 줄곧 보여온 영토 야욕의 대상 중 하나인 그린란드가 11일 총선을 치른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이번 그린란드 총선의 최대 쟁점으로 독립 여부를 꼽았다. 그린란드인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등에 따르면 그린란드인 대부분이 미국 편입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덴마크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지지하는 여론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5일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는 그린란드를 병합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미국인도, 덴마크인도 되고 싶지 않다. 우리는 그린란드인"이라고 항의했다. 그는 "우리는 매물이 아니며 강제로 빼앗을 수도 없다"며 "우리의 미래는 그린란드 안에서 우리에 의해 결정된다"고도 강조했다.
광물, 석유, 천연가스 자원이 풍부한 그린란드는 약 300년간 덴마크 지배를 받다가 1953년 식민 통치 관계에서 벗어나 덴마크 본국 일부로 편입됐다. 이후 자치권을 이양받았으나 외교, 국방 정책 결정 권한은 여전히 덴마크가 쥐고 있다.
지난달 10일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알루미늄과 철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오락가락’ 트럼프發 관세전쟁…12일부터는 철·알루미늄 25% 관세 부과=오는 12일부터는 미국이 수입하는 모든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서명한 철강·알루미늄 관세 포고문에는 집권 1기 때인 2018년 철강제품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일부 예외를 적용했던 한국 등에도 25% 관세를 적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국,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 캐나다, 멕시코, 일본, 유럽연합(EU), 영국 등 관세 예외 적용 국가들을 열거하면서 기존 합의를 폐기한다고 밝힌 것이다. 한국은 지난 2018년 미국이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발표했을 당시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철강 263만t 물량에 대해 무(無)관세를 적용받아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