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핵 추진 잠수함 건조 실태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핵 추진 잠수함 건조 실태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연합뉴스



유용원 의원실 분석…신포 핵잠은 5000∼6000t급
북한 남포·청진서 ‘북한판 이지스함’ 2척 건조
신형 함정에 위성배열레이더, 전자전 장비 탑재
문근식 "핵잠 개발, 비닉사업에서 국책사업 전환해야"


북한이 8일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이라고 발표한 핵추진잠수함(핵잠) 추정 잠수함은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건조 중이며 배수량은 5000∼6000t급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우리보다 핵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어 남북 핵잠 개발 경쟁에서 우리가 뒤쳐질 수 있어 한국형 핵잠 개발을 위한 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민의 힘 유용원 의원실은 북한이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 시찰 장면과 함께 공개한 사진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북한판 이지스 구축함’으로 불리는 신형 함정 2척은 각각 평안남도 남포조선소와 함경북도 청진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것으로 파악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중요 조선소들의 함선 건조 사업"을 현지에서 지도했다면서 "당 제8차 대회 결정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 건조 실태도 현지에서 료해(파악)했다"고 보도했다.

유 의원측은 "북한 주장 핵잠은 신포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2019년 공개한 3000t급 김군옥영웅함 김 위원장 현지 지도 사진과 비교할 때 톤수와 크기는 증가한 잠수함으로 판단되며 5000∼6000t급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국민의 힘 유용원 의원은 북한이 8일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이라고 발표한 핵추진잠수함 추정 잠수함은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건조 중이며 5000∼6000t급으로 추정했다. 유용원 의원실 제공
국민의 힘 유용원 의원은 북한이 8일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이라고 발표한 핵추진잠수함 추정 잠수함은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건조 중이며 5000∼6000t급으로 추정했다. 유용원 의원실 제공


이어 "북한판 이지스 구축함은 레이더 등 함정 전자 장비를 탑재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위상배열레이더, 전자전 장비는 함정에 탑재 중인 것으로 추정되며 수직발사기(VLS), 함포 등은 아직 탑재되지 않은 상태로 보안을 위해 모자이크 처리한 채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건조 중인 신형 함정 2척은 건조시설, 소나 탑재부, 현지지도 김 위원장 복장에서 차이가 식별됐다"며 "남포조선소에서는 점퍼 차림, 청진조선소는 흰색셔츠에 정장, 코트 차림으로 두 함정이 각각 남포와 청진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북한 조중통이 공개한 신형 함정 사진은 청진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길이 117m, 폭 16m 신형 구축함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북한이 언급한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뜻한다. 전략유도탄이라고 표현했으므로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은 2023년 9월 잠수함 ‘김군옥영웅함’을 공개하면서 "첫 전술핵공격잠수함"이라고 칭한 바 있다. 김군옥영웅함에는 핵을 이용한 공격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핵’이라는 표현이 들어갔을 뿐 추진 동력은 원자력이 아니었다. 당시 김 위원장도 "핵무기를 장비하면 그것이 곧 핵잠수함"이라고 말해 김군옥영웅함이 진정한 의미의 핵잠수함은 아님을 자인하면서 ‘핵 추진 잠수함’을 건조하겠다는 계획을 별도로 언급했다.

북한이 지난해 1월 신형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로 명명한 ‘불화살-3-31형’ 시험 발사 때 김 위원장이 "핵잠수함 건조 사업을 구체적으로 료해했다"는 보도가 나와 원자력 추진 잠수함 사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신형 핵잠에는 ‘북화살-3-31형’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탑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북한의 핵잠 개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핵잠 도입 및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6일 SNS를 통해 "미국· 우크라이나 정상회담 파열은 대한민국도 언제든지 절체절명의 국익·안보 훼손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미국은 북한을 핵 능력 보유국(nuclear power)으로 격상해서 평가했다"며 "우리도 핵잠수함의 조속한 확보 맟 미국과 원자력 협정을 개정해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을 최소한 일본 수준으로 확보 등 4가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유용원 의원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복장 분석 등을 통해 ‘북한판 이지스함’으로 불리는 북한 신형 함정 2척은 각각 평안남도 남포조선소와 함경북도 청진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것으로 추정했다. 유용원 의원실 제공
유용원 의원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복장 분석 등을 통해 ‘북한판 이지스함’으로 불리는 북한 신형 함정 2척은 각각 평안남도 남포조선소와 함경북도 청진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것으로 추정했다. 유용원 의원실 제공


잠수함 전문가인 문근식(해사 35기) 한양대 특임교수는 지난 2월12일 유용원 의원 주최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 도입의 필용성과 전략’ 국회 토론회에서 "비닉(대외비) 사업으로 묶여 있는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국책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문 교수는 현재 핵잠수함 사업이 비닉사업으로 지정돼 있어 정상적인 추진이 어려우며 국책사업단이 꾸려지지 않아 기관 간 협력이 원활하지 않은 한계가 있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문 교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닉사업을 해제하고 국책사업단을 꾸려야 한다"면서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연구 개발과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거듭 제언했다.



북한 남포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북한판 이지스함 신형 함정에 위상배열레이더 탑재부 등이 식별된다. 유용원 의원실 제공
북한 남포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북한판 이지스함 신형 함정에 위상배열레이더 탑재부 등이 식별된다. 유용원 의원실 제공
문 교수는 "외교적 채널을 활용해 핵연료의 안정적 수급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핵잠은 오랫동안 수중작전을 할 수 있다. 은밀한 작전능력이 뛰어나 주변국의 해양 군사력 증강에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현대전의 게임 체인저 전력이다.

송승종(군사학과) 대전대 교수는 "오커스(AUKUS·호주·영국·미국 안보 협력체제) 사례를 통해 핵잠 기술의 국제적 협력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다만 한국이 이를 어떻게 외교적·군사적으로 접근할 것인지에 대한 신중한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유 의원은 "핵잠 확보는 군사적 필요성뿐 아니라 한국 경제·산업 경쟁력 강화와도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핵잠 개발을 위한 기술력과 산업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단순한 국방력 확충을 넘어 방산·원자력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첨단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이미 소형 원자로 제작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이를 핵잠에 실용화하면 해양 방위력 강화와 원자력 기술의 상업적 활용도 제고할 수 있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정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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