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돼 관저로 복귀한 가운데,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가 불확실한 정국처럼 뿌연 미세먼지에 가려져 있다.  박윤슬 기자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돼 관저로 복귀한 가운데,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가 불확실한 정국처럼 뿌연 미세먼지에 가려져 있다. 박윤슬 기자


■ 구속취소로 52일만에 석방

30분간 권영세·권성동 접견
접촉면 넓히며 대응책 고심
대국민 메시지 낼 가능성도

헌재 “재판부의 尹 구속취소
탄핵사건과의 관련성 검토”


석방 3일 차를 맞은 윤석열 대통령이 9일 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등과 전격 회동하고 “두 사람 중심으로 당을 잘 운영해줘서 고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을 앞두고 국민의힘, 대통령실 등 여권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히며 탄핵 정국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0일 기자들과 만나 “전날 오후 8시에서 8시 30분 정도에 권 위원장, 권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을 찾아뵙고 말씀을 나눴다”며 “30분 정도 차 한 잔 하면서 건강문제, 윤 대통령의 수감생활 등에 대해 소회를 나눴고, 그 기간 두 사람 중심으로 당을 잘 운영해줘서 고맙다는 감사 인사의 말씀이 있었다”고 했다. 대통령실도 여러 현안에 대해 조금씩 목소리를 내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이번 주는 정말 중요한 한 주”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오후 석방된 뒤 한남동 관저 입구에 도착해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오후 석방된 뒤 한남동 관저 입구에 도착해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여권 내부에서는 윤 대통령 측이 크게 ‘2대 원칙’에 따라 전략적 행보를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이 ‘우호적 여론 조성’을 위해 지지 여론을 극대화하는 행보를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8일 서울구치소에서 나오는 길을 무대 삼아,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한 게 ‘예고편’이고, 수일 내에 지지층 결집을 위한 대국민 메시지 발신 등 ‘본편’ 연출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윤 대통령의 특정 메시지가 헌법재판관들을 자극하는 결과로 이어지면 안 된다는 원칙도 견지하고 있어 메시지 발신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한편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초읽기에 들어간 헌재 판단에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헌재 관계자는 “재판부가 (구속 취소가) 탄핵사건과 얼마나 관련 있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헌법재판이 형사재판과 성격이 다르고, 헌재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기록을 증거로 채택하지 않은 만큼 탄핵심판에 직접적인 영향은 적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단 평의를 통해 관련성 여부는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손기은·이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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