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층 결집 노린 여론전 펼 듯
친윤 의원들에게 “고생 많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사실상 ‘관저 정치’를 본격화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대외적으로는 ‘절제 또 절제’ 방침을 유지하고 있지만, 자신의 정치적 명운이 이번 주 결정될 수 있다고 보고 여권 접촉면을 넓히며 정국 대응 전략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대통령실 및 국민의힘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법률대리인단과 법원 구속 취소 결정과 관련한 헌법재판·형사재판 전략을 검토하는 동시에 여권 인사들과도 잇따라 접촉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에 “이번 주는 정말 중요한 한주”라고 했다.

실제 윤 대통령은 사실상 매 끼니 국민의힘, 대통령실 인사들과 번갈아가며 식사를 같이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석방 직후인 8일 김건희 여사,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 정 실장은 “건강은 이상이 없고, 잠을 많이 자니 더 건강해졌다. 구치소는 대통령이 가도 배울 것이 많은 곳”이라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통령실이 흔들림 없이 국정의 중심을 잘 잡아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 추경호 의원 등과도 통화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들에게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이 고생 많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의 부당성을 언급하면서 자신이 검사 시절 구속 기소했던 사건들을 되돌아보게 됐다고도 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검사 생활 30여 년 하면서 공수처처럼 이런 무도한 기관은 처음 봤다고 하더라”라며 “본인 구속 기간 50여 일 동안 성찰하는 기회를 가졌다고도 말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도부와 의원들이 공수처 수사의 부당성과 헌법재판소의 공정성 문제를 지적하며 싸워준 것에 대해서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한다. 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석방된 날 저녁 윤 대통령으로부터 전화가 와 ‘구치소에 있을 땐 잘 몰랐는데 엄청 많이 도왔다고 들었다. 고맙다’고 했다”며 “고생 많았다는 말을 하셨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권 원내대표에게도 전화를 걸어 “당 지도부가 그동안 고생이 많았다. 건강은 괜찮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다음 날인 9일 점심에는 정 실장 등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이상 참모들과 떡만둣국으로 식사를 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모두 고생했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덤덤하게 참모들에 대해 고생했다는 말씀을 주로 하셨다”고 했다.

손기은·이은지·윤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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