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은 10일 경기 침체 영향으로 최근 두 달간 자영업자가 20만 명 넘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경기 수원시의 한 폐업 카페 매장에 테이블과 의자들이 수북이 쌓여 있다.  뉴시스
통계청은 10일 경기 침체 영향으로 최근 두 달간 자영업자가 20만 명 넘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경기 수원시의 한 폐업 카페 매장에 테이블과 의자들이 수북이 쌓여 있다. 뉴시스


올해 1월 자영업자 수 550만
작년 10월 이후 줄곧 감소세
내수 부진 등 장기 침체 여파


내수 침체 장기화로 자영업자가 최근 두 달 새 20만 명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월 자영업자 수는 550만 명에 불과했는데 이는 2023년 1월 이후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보다 적은 규모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자영업자 수는 550만 명으로 집계됐다. 엔데믹을 앞둔 2023년 1월(549만9000명) 이후 가장 적다.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10월 577만 명을 기록한 뒤 11월 570만6000명, 12월 557만4000명, 올 1월 550만 명으로 줄곧 내림세다. 지난해 11월과 견줘보면 두 달 만에 20만 명 이상의 자영업자가 사라졌다. 연도별로는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590만 명), 1998년(561만 명),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600만 명), 2009년(574만 명)보다 적은 수준이다. 자영업자 수 감소는 내수 부진 등 경기 침체가 장기화한 여파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부 소비를 줄이는 행태가 굳어진 상황에서 물가와 금리가 오르며 자영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격히 악화했다는 분석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최근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수행한 자영업자 500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영업자는 원자재·재료비(22.2%), 인건비(21.2%), 임차료(18.7%), 대출 상환 원리금(14.2%) 순으로 부담이 크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응답자들은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13.3% 감소했다고 답했다.

올해도 순이익과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응답 비율은 각각 62.2%, 61.2%로 나타났다. 특히 자영업의 대표 격인 외식업종이 직격탄을 맞았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에 따르면 외식업체 30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4분기 외식업계 체감경기지수(현재지수)는 71.52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76.04) 대비 4.52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감소한 업체가 증가한 업체보다 많은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경기 부진 외에 시장·사회구조의 급격한 변화 역시 자영업 위기의 주원인인 만큼 출구전략과 구조조정을 포함한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자영업 생존율은 2년에 10% 정도밖에 안 될 정도로 굉장히 어렵다”며 “유통시장 50%가 이미 온라인으로 전환됐는데 경쟁력 없이는 더 밀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순우 한국자영업연구원장은 “폐업지원·채무조정 등 출구전략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노동시장 개혁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통계청은 자영업자 수 감소와 관련해 “자영업자 수치에 농림어업 등의 자영업자가 포함되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계절적으로 규모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수진·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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