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 거부로 꽉 막혀 있던 반도체의 주 52시간 근로 예외에 숨통이 열렸다. 고용노동부가 12일 장관 고시(告示)를 고쳐 반도체 등의 연구·개발(R&D) 분야에 대해 예외적으로 주 64시간까지 근로를 허용하는 ‘특별 연장 근로 기간’을 1회에 6개월, 최대 1년으로 늘리기로 한 것이다. 지금도 1회에 3개월씩 총 1년이 가능하지만, 기업들은 정부에 내야 하는 인가 서류가 복잡하고, 근로자 동의를 받기도 어려운 현실에서, 3개월마다 인가 절차를 반복해야 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반도체 업계에선 그나마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고 환영한다.

다행이지만, 응급조치일 뿐이다. 정부의 고시 개정은 법령 개정이 필요 없어, 김문수 고용부 장관은 “한 달도 안 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반도체 특별법을 만들면 그만이었다. 고시 개정으로는 연간 90일 한도에서 6개월마다 고용부의 인가를 받는 번잡한 절차 자체는 피할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의 발목잡기가 이런 소모적인 사태를 불렀다. 민주당은 예외를 인정하겠다고 했다가, 주 52시간제가 무너진다는 노동계의 압박에 말을 뒤집었다.

반도체 세계대전이 갈수록 치열하다. 주요국들처럼 지원에 열중해도 모자랄 판에 거야(巨野)는 연구·개발조차 막는다. 미국·대만·일본 등에선 근로시간 제한이 없어 새벽까지 일하는데, 한국만 안 된다니, 갈라파고스 규제가 따로 없다. 야당의 발목잡기 탓에 정부 땜질로 버티는 상황이다. 이제라도 반(反)국익 몽니를 중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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