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2일 서울 중구 문화일보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국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윤성호 기자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2일 서울 중구 문화일보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국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윤성호 기자


■ 김부겸 前 국무총리

민주당만의 정권운영 성과 못내
탄핵 찬성 세력 에너지 모아야

尹석방 항고 포기 檢총장 책임
국민 눈높이 맞게 尹 탄핵 될 듯

대통령 과도한 권한 분산 필요
새로운 대한민국 위해 개헌해야

조기 대선 시대정신 ‘공존·통합’
완전국민경선으로 ‘李일극’ 불식


인터뷰 = 조성진 정치부 차장 threemen@munhwa.com

더불어민주당의 비명(비이재명)계 대선 주자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12일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검찰과 내통했다’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통합 행보의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해명하고 당사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촛불을 들었던 시민 에너지를 폭넓게 반영하지 못하고 민주당만의 정권을 운영해 바람직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을 알고 있다”면서 “탄핵의 강을 같이 건너는 세력의 에너지를 모아야 내전 상태에 가까운 상황을 정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기 대선이 열린다면 시대 정신은 공존과 통합”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은 어떻게 예상하나

“군인들이 헌법기관에 들어가는 장면을 온 국민이 봤다. 헌법과 법률 위반 행위가 아니라고 한다면 누가 받아들이겠나.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맞춰 인용이 결정될 것으로 생각한다.”

―대통령 구속이 취소됐다

“검찰이 즉시 항고를 포기한 게 국민 상식과 동떨어진다. 2015년 즉시 항고 제도를 없애려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검찰이 반대했다. 검찰총장이 책임져야 한다. 최소한 상급 법원의 판단을 받았어야 했다.”

―조기 대선이 열린다면 시대정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공동체를 살리려면 공존과 통합이라는 얘기를 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다시 일어설 에너지를 모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개헌을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인가

“그렇다.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고 국가가 표류하고 있다. 경제는 바닥을 향해 계속 추락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헌법을 어떻게 계속 가져가겠나.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개헌이 돼야 한다. 대통령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 의회 권력과 대통령 권력이 충돌하니 조정해 줄 장치가 없다. 비대한 중앙정부와 가난하고 사라지는 지방정부가 이대로 간다면 대한민국에 산적한 현안, 그중 저출생과 지방소멸 문제를 풀 방법이 없다.”

―민주당이 압도적인 의석을 차지한 상황에서 행정부까지 차지하면 누구도 제어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있다

“이재명 대표도 그런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막연히 우리를 믿어달라는 것으로는 안 된다. 절대권력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라는 게 헌법에 꼭 담겨야 한다.”

―대구 수성구에서 당선됐지만, 결과적으로 지역주의는 더 강해지지 않았나. 공존과 통합을 이루는 게 어렵지 않겠나

“지역주의가 강해진 것인지 정치인의 선동이 강해진 것인지 모르겠다. 저를 당선시킨 유권자의 정치적 효능감 자체가 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경쟁하면서 비난을 하지 않았다. 김부겸을 당선시키는 게 대구에 어떤 재밌는 변화를 가져오고 어떤 효과를 낼지 맛보라고만 호소했다. 지금 정치지형이 거대한 진영 싸움으로 흐르니 표시를 못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왜 김부겸이어야 하나

“제 정치 궤적을 보면 ‘저 친구는 그런 얘기할 자격이 있다’고 진정성을 평가해주지 않을까. 존경하는 김대중 선생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시기에 통합을 내세우고 누구한테도 보복하지 않으면서 많은 업적을 남겼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역주의 해소에 몸을 던졌다. 진정성에 국민이 공감했다. 제정구 의원은 상대편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으면 정치가 성립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런 선배의 뒤를 좇다 보니 ‘밋밋하고 임팩트가 없다. 시원한 사이다 발언을 안 한다’고 비난도 받지만, 누군가 싸움을 말려야 다음이 가능하다.”

―정치 세력 연대가 필요하다고 보나

“문재인 정부의 업적이나 성과를 두고 비판하는 많은 사람은 민주당만의 정권을 운영하는 바람에 바람직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한다. 촛불을 들었던 시민의 에너지를 폭넓게 반영해서 정국을 운영했다면 그 에너지를 통해 많은 개혁을 이루고 국민적 성취도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왜 박근혜 탄핵에 찬성한 세력과 폭넓은 연대를 고민하지 않았냐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그때보다 폭은 좀 좁아졌지만 탄핵의 강을 같이 건너는 세력의 에너지를 모아야 내전 상태에 가까운 상황을 정리할 수 있다.”

―이 대표도 헌정수호연대를 말했지만, 최근 체포동의안 발언을 보면 ‘갈라치기’에 중점을 둔다는 생각이 든다

“이 대표의 정치에 대해 할 말은 없다. 다만 통합 행보의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검찰과 내통했다’는 발언에 대해 해명하고 당사자에게 사과해야 한다.”

―민주당에 ‘문제 해결자’ 모습을 보이라는 국민적 요구가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후 국가 전체에 권력 공백이 왔고 국민이 믿고 의지할 곳은 국민 손으로 선출한 국회뿐이고, 민주당이 압도적 다수다. 민주당이 책임을 지는 모습을 국민이 기대했을 것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를 탄핵하고 나니 국정 안정과 민생 회복이라는 절박한 과제를 민주당이 챙기지 않는다고 국민이 평가하게 된다.”

―이 대표의 엔비디아 발언은 어떻게 평가하나

“개별기업에 대한 투자라기보다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중소기업, 벤처기업, 스타트업을 키워내고 인공지능 등 새로운 산업에 대응하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50조 원 국민 펀드는 이런 곳에 지원돼야 한다. 민주당은 성장 문제에 둔감하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민주당의 정책적 방향은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으로 잡을 수밖에 없다.”

―비명계 주자들이 연대해 1대1 구도를 미리 만들자는 얘기도 나온다

“지금은 도전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때라고 본다.”

―오픈프라이머리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국민적 관심을 끌 수 있다. 이 대표도 일극체제라고 비난받고 있으니 오해를 불식할 수 있다. 범야권 토대를 넓히고 튼튼하게 할 수 있다. 공직 후보는 국민에게, 당직 후보는 당원에게 선택하게 한다는 우리 당의 오랜 전통이 있다. 역선택 위험성을 얘기하지만 의지 문제다.”

―중대 결심 얘기가 있었다. 소위 제3지대로 갈 수도 있나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다만 탄핵찬성연대라는 폭넓은 연대, 그 바탕 위에서 출범하는 새로운 정부가 돼야 한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판결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재판 결과를 예단하는 것은 조심스러운데, 잘될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가 더 많다.”

―중도층을 보면 탄핵 찬성 여론이 높고, 정권교체론도 강한데 민주당이 다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그게 고민이다. 시국 간담회에서도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계속 자세를 낮추고 국민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정리=김대영 기자 bigzer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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