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서울 아파트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서울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후 강남권을 달군 아파트 매입 열기가 서울 전 지역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우리의 대표적 주거 양식은 아파트다. 전체 주택의 60%를 넘는다. 강남발 아파트값 바람은 나비효과처럼 전체 주택 경기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동네가 강남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우리나라 최초의 아파트도 강남에 있었을까? 그렇지 않다. 1호 아파트들은 모두 강북에 있었다. 1970년대 이전 서울의 중심은 강북이었다. 중앙산업이 포문을 열었다. 중앙산업은 1956년 서울 주교동에 3층짜리 12가구의 중앙아파트를 선보인 데 이어 1958년 최초의 서구식 아파트인 종암아파트를 성북구 고려대 옆 언덕에 건설했다.

아파트는 장안의 화젯거리였다. 이승만 대통령이 준공식에 참석할 정도였다. 국내 처음으로 연탄보일러와 수세식 변기를 집안에 들여놨다. 17평형 4∼5층의 3개동 152가구로 방 2칸에 거실, 주방, 창고, 발코니까지 딸린 고급주택이었다. 상류층인 정치인, 교수 등이 주로 입주했다. 그런데 막상 분양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높은 곳에서 자면 고공병에 걸린다’는 잘못된 소문 때문이었다.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 건립된 마포아파트는 단지형 아파트의 전형이었다. 대한주택공사의 첫 작품으로 1962년과 1964년 두 차례에 나눠 준공했다. 강북 아파트는 최초의 기록을 휩쓸었다. 1967년 주상복합아파트(13층)의 효시인 세운상가, 1968년 순수 주거용 최초의 고층아파트인 한남동 힐탑아파트, 1969년 첫 사전분양 제도와 모델하우스를 도입한 동부이촌동 한강맨션아파트, 1971년 고층단지 아파트 첫 주자인 여의도 시범아파트 등등.

‘집을 짓는 것은 살기 위해서이지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는 아니다.’ 영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의 말이다.

도서관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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