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줄 탄핵, 우리도 잘한 건 없지만 위헌은 아냐”

“헌재 판결 승복? 당연히 승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권 안팎에서 제기되는 이른바 ‘줄 탄핵’ 비판에 대해 “우리도 좋다고 했겠느냐”면서 “민주당도 잘한 건 없고 ‘잘못하지 않았느냐’는 말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민주당은) 불법·위헌 행위를 감행하지는 않았다”며 “아무리 잘못했다 한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동일 선상에서의 비교는 과하다”고 강조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채널A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보수 논객으로 평가받는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과의 대담에서 “우리도 아무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권력을 과하게 썼다고 지적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는 “헌법적 질서의 테두리 내에서 주어진 권한을 과하게 행사했다는 비난을 받을지언정 이를 벗어나진 않았다”면서 윤 대통령을 겨냥해 “어떤 이유로도 집에 불을 지르면 안 되는데 지금 집에 불을 질렀다. 주춧돌이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는 ‘헌재 판결에 대해 양당 모두 승복 메시지를 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민주공화국에서 헌법 질서에 따른 결정을 내리면, 승복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느냐”며 “당연히 승복해야 하고, 승복해 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때와 현재 상황을 비교하며 “개인의 부정, 부패 문제와 국가의 헌정 질서를 통째로 파괴하는 행위는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국민 통합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의 제1의 책무는 국민이 싸우지 않게 하고 분열되지 않게 하나의 공동체로 살아가게 하는 것”이라며 “극단적 요구는 조금 깎아서라도 같이 협의해야 된다. 싸우면 내전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내란죄 혐의 수사와 관련한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자 이 대표는 “아프지만 전혀 틀린 말씀이 아니다”며 “충분히 예측을 못 한 건 맞는다”고 인정했다.

‘우클릭’ 논란에 대해서는 “정확히는 중도보수를 지향하는 게 아니고 현실이 그렇게 됐다”며 “정치인은 사상가가 아니라 현실주의자”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락 가락이 아니고 유연성”이라며 “기업 경쟁력이 있어야 분배든 복지든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