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북한의 불법 해상 환적이 포착된 지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3년 북한의 불법 해상 환적이 포착된 지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 연합뉴스 자료사진


석탄을 밀수출하려던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화물선이 지난달 서해에서 중국 선박과 충돌해 침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고로 북한 선원이 20명 가까이 숨졌으나, 북·중 양측은 침묵하고 있다. 제재 위반 사실이 알려지는 데 부담을 느껴서라는 분석이다.

13일 대북 소식통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끈 채 서해를 항해하던 북한 화물선이 중국 남동부의 한 항구 근해에서 중국 선박과 충돌 후 침몰했다. 대북 소식통은 "당시 북한 선박에는 석탄이 과적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화물도 선박과 함께 모두 가라앉았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 주도로 구조작업이 펼쳐졌으나 일부만 구조되고 북한 선원 15∼20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선박 쪽의 피해는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고 수역은 짙은 안개로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으로, 중국 화물선이 AIS를 끈 채 항해하는 북한 화물선을 인지하지 못해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AIS는 선박의 위치·속도 등 신호를 송출하는 장치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감시를 피하려는 북한 선박은 수시로 AIS를 끄고 항해한다. 사고가 발생한 중국 남동부 서해 수역은 북한 화물선이 석탄 밀수출에 자주 이용하는 경로다. 북한산 석탄 수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2371호 제8항) 위반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13일 "대북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다양한 불법적 활동들이 계속되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계속 주시하고 있다"며 "중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 이사국으로서 국제 규범을 준수해야 할 더 큰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시영 기자
이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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