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에서 발루치족 분리주의 무장단체 발루치스탄 해방군(BLA)에 의해 납치된 기차 밖에 승객 수십 명이 모여 앉아 있다.  BLA 영상 캡처 AP 연합뉴스
지난 11일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에서 발루치족 분리주의 무장단체 발루치스탄 해방군(BLA)에 의해 납치된 기차 밖에 승객 수십 명이 모여 앉아 있다. BLA 영상 캡처 AP 연합뉴스


발루치스탄 정치범 석방 요구
보안당국, 구출작전으로 진압
인질·반군 등 60명 이상 사망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정책에 반발한 테러가 자주 발생하는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에서 이번에는 무장단체의 열차 납치로 수십 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12일 BBC, AFP 등에 따르면 발루치족 분리주의 무장단체 발루치스탄 해방군(BLA)은 지난 11일 승객 440여 명이 탑승한 열차를 납치했다. 이들은 열차 납치 후 열차 안에 있던 여성과 어린이, 노인, 발루치스탄 주민 등은 안전하게 석방했고, 열차에 타고 있던 보안군 등 200여 명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감 중인 발루치스탄 정치범과 독립운동가 등을 48시간 내 석방하라며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인질을 처형하겠다고 위협했다.

파키스탄 당국은 인질 구출 작전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보안 당국은 “열차에 있던 33명의 무장 반군을 전원 사살했고, 총 346명의 인질을 구출해 작전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 열차 승객이었던 군인 27명이 무장 세력에 의해 희생됐고, 작전 중이던 군인 1명도 사망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군 대변인은 “작전이 시작되기 전에 민간인 인질 21명과 군인 4명이 무장단체에 의해 피살됐다”고 밝혔다. 사르프라즈 부그티 발루치스탄주 총리는 “우리 쪽에서도 희생자가 발생했다. 인질들이 일부 사망했다”며 “자세한 내용은 추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 당국은 수백 명의 군 병력과 헬리콥터 등을 동원했지만, 무장 반군이 폭탄이 장착된 조끼를 입고 인질들 사이에 앉아 있는 등 위협을 가해 구출 작업이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BLA는 열차에 타고 있던 민간인은 모두 풀어줬고, 인질로 잡고 있던 이들은 파키스탄 보안군이었으며 인질 구출 작전이 벌어지는 동안 “포로가 된 적군 50명을 처형했다”고 주장했다.

12일 파키스탄군의 납치 열차 구출 작전 중 부상을 입은 승객이 응급요원들에 의해 들것에 실려 가고 있다. 파키스탄 보안당국은 이날 구출 작전을 통해 무장 반군 33명 전원을 사살하고 총 346명의 인질을 구출했다고 밝혔다. AP 연합뉴스
12일 파키스탄군의 납치 열차 구출 작전 중 부상을 입은 승객이 응급요원들에 의해 들것에 실려 가고 있다. 파키스탄 보안당국은 이날 구출 작전을 통해 무장 반군 33명 전원을 사살하고 총 346명의 인질을 구출했다고 밝혔다. AP 연합뉴스


이란,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발루치스탄은 파키스탄의 가장 큰 주(州)로 각종 광물자원이 풍부하다. 중국은 이 지역에 중국인 노동자들을 투입해 일대일로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에 BLA 등 이 지역 반군은 파키스탄 정부와 중국 자본이 지역 자원을 착취한다며 분리 독립을 주장하고 중국 노동자 등을 겨냥한 테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BLA가 파키스탄 남부 최대 도시 카라치의 국제공항 인근에서 중국인 호송차량을 겨냥한 폭탄 테러를 벌여 중국인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종혜 기자 ljh3@munhwa.com
이종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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