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조치를 발효해 ‘글로벌 관세 전쟁’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 대상은 철강·알루미늄은 물론 이를 소재로 만드는 볼트·너트·스프링 등 파생 제품까지 광범위하다. 이에 맞서 유럽연합(EU)도 미 공화당 근거지인 켄터키주의 버번 위스키, 위스콘신주의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등을 콕 집어 10∼50% 추가 관세로 맞대응했다. 한국 철강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무관세 혜택이 사라졌으나 수출 쿼터(연간 263만t)도 함께 폐기됐다.

이번 관세 폭탄으로 3위 대미 철강 수출국인 한국(29억 달러·9%)은 US스틸 등 현지 업체들에 비해 불리해졌다. 그러나 20% 추가관세에다 25% 철강 관세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1위 캐나다(71억 달러·23%), 2위 멕시코(35억 달러·11%)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여기에다 열연강판은 25% 관세를 물어도 미국산과 가격이 비슷하고 자동차용 강판·컬러강판·강관 등은 충분한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오히려 쿼터가 없어져 수출 물량이 더 늘어날 여지가 생겼다. 한국 철강에 위기이자 기회인 셈이다.

우회적 이익도 적지 않다. 중국은 지난주 양회에서 철강 구조조정을 언급했다. 시장의 예상대로 조강 생산량이 5000만t 감소한다면 저가 밀어내기 수출의 피해자였던 한국 업체들엔 희소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가스관 사업 언급으로 새로운 시장도 생겨날 수 있다. 최근 동양철관(49%), 하이스틸(47%), 휴스틸(28%), 세아제강(21%) 주가가 폭등한 것도 관세 리스크를 압도하는 이런 호재들 때문이다. 관세 전쟁도 우리가 대응하기 나름이다. K-철강이 기술력과 상대적 우위를 최대한 활용하면 얼마든지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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