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 선고가 변론이 종결된 지 16일째인 13일에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노무현(14일)·박근혜(11일) 전 대통령 경우에 걸린 시일을 넘겼다. 온갖 추측이 난무하지만 평의 상황은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여야 정당은 물론 거리의 탄핵 찬·반 세력 간 세 대결이 치열하고 투쟁 방식도 삭발·단식·거리 행진 등으로 과격해지고 있다. 야당의 무분별한 무더기 탄핵소추로 업무가 과중하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모든 쟁점에 대해 속도전보다 합리적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탄탄한 논거를 만들고 제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헌법재판관 8명은 지난달 25일 변론 종결 이후 매일 같이 평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절차상 평의 진행이 마무리되면 평결을 통해 재판관들의 입장을 피력하고 이를 근거로 결정문을 작성하게 된다. 보통 결정 2∼3일 전에 선고 날짜를 공지하는 관례로 보면 최소한 다음 주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법원의 구속취소로 석방되면서 헌재의 상황이 복잡해졌을 수도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내란죄 수사권 문제를 법원이 지적하고, 핵심 피고인이 공판정에서 수사기관 진술을 번복하거나, 심지어 회유 등으로 오염됐을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수사기록에 근거한 사실관계 확정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을 거듭 촉구했다. 계엄 사태 직후엔 헌법재판관들의 견해가 큰 방향에서는 대체로 일치했으나, 절차적 흠결과 새로운 쟁점이 부상하면서 ‘만장일치 인용’이 힘들어졌다는 주장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민주당 의원들이 여의도 국회에서 광화문까지 도보 행진을 벌이는 등 투쟁 강도를 높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외풍에 휘둘려 급하게 결론을 내려선 안 된다. 탄핵 찬반 양측이 정치적·정서적 차원에서는 몰라도 법리적·논리적 측면에서는 승복할 수 있는 결정문을 내놔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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