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해 감사원장과 서울중앙지검의 이창수 검사장·조상원 4차장·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 등 4명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와 관련, 헌법재판소가 98일 만인 13일 모두 기각했다. 탄핵소추안 내용을 보면 기각은 당연한 귀결이다. 이들은 즉각 직무에 복귀하게 됐지만, 그로 인한 업무 차질의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가장 먼저 선고된 최 감사원장의 경우, 헌재는 전원일치로 탄핵소추 사유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거나 근거가 없다고 봤다. 진보 성향의 세 재판관은 훈령 개정 과정의 흠결을 인정하면서도 파면할 정도로 중대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을 정도다. 한마디로 엉터리 탄핵소추였다는 결론이다.

야당은 문재인 정부 정책을 감사한 것이 불법적 표적 감사,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 감사는 부실 감사라고 주장하며 감사원장 탄핵소추를 강행했다. 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은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사건 불기소를 사유로 들었다. 그런 측면이 일부 있다고 하더라도 파면할 정도의 중대한 사유가 아니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만하다. 야당의 탄핵제도 악용이고, 전원일치 기각은 당연하다.

거야는 윤석열 정부 들어 탄핵소추안을 29건 발의하고 실제 13건은 국회 의결을 강행했는데, 이날까지 선고된 8건 모두 기각됐다. 앞서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안동완·이정섭 검사 사건이 기각돼 윤 대통령과 한덕수 총리, 박성재 법무부 장관, 조지호 경찰청장 등 5건만 남았다. 윤 대통령과 조 경찰청장을 제외하고 대부분 사정기관장이나 핵심 인사의 직무정지만을 노린 탄핵이다. 정략으로 줄 탄핵을 남발해 탄핵제도를 희화화한 야당은 통렬히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 변론 한두 번으로 끝낼 정도의 간단한 사안인데도 3개월 이상 질질 끌어온 헌재의 잘못도 심각하다. 이제부터라도 마구잡이 탄핵소추 재발을 막기 위한 노력을 병행할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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