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전직 부사관, 유공자 심사 탈락시킨 인천보훈지청장에 행정소송
인천지법, 원고 승소 판결…"국가유공자 요건 비해당 결정은 위법"
지난 2004년 육군에 입대해 군악대에서 부사관으로 15년 넘게 근무한 40대 A 씨는, 4년 전 겨울 혹한기 훈련을 하다가 갑자기 사고를 당했다. 전술 행군을 하던 중 대연병장에서 뒤로 넘어진 그는 머리를 땅에 부딪쳤고, 목과 팔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군단 의무대를 거쳐 민간병원으로 이송된 A 씨는 엑스레이(X-Ray)와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한 결과 목디스크가 파열돼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통증이 심해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잘 정도였고, 결국 국군수도병원 응급실에 다시 실려 가 ‘신경뿌리 장애’ 진단을 추가로 받고 입원했다. 퇴원 후 약물치료를 계속했는데도 A 씨의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고, 급기야 손이 떨리고 마비 증상도 보였다. 결국 A 씨는 사고 후 1년이 지난 2022년 1월 목 디스크 수술을 받았고, 3개월 뒤에는 육군 보통 전·공상 심사위원회에서 ‘공상’ 판정을 받았다. A 씨의 질환이 군 복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같은 해 7월 전역한 그는 3개월 뒤 ‘공무상 부상’을 이유로 상이등급 ‘6급’을 인정받았지만, 이듬해 국가유공자 심사에서는 탈락했다. 국가 수호나 안전보장 등과 직접 관련이 있는 교육훈련을 하다가 다쳤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였다.
그는 2023년 4월 이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인천보훈지청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다. A 씨는 "국가 수호와 직접 관련이 있는 교육훈련인 혹한기 훈련을 하다가 사고로 다쳤다"며 "‘공상’으로 인정받고 국방부도 공무상 부상을 인정해 상이연금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군 복무와 부상은 인과관계가 있다"며 "다른 전제로 내려진 (인천보훈지청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강조했다. 법원도 "A 씨가 부사관으로 복무하던 중 입은 부상이 국가 수호나 안전 보장과 직접 관련이 있는 교육훈련으로 인해 발생했다"며 국가유공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인천지법 행정2단독 최영각 판사는 A 씨가 인천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요건 비해당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13일 밝혔다. 최 판사는 "겨울철 전투 수행 절차를 익히기 위한 혹한기 훈련은 국가 수호나 안전보장과 직접 관련이 있는 교육훈련"이라며 "A 씨는 사고 이전에 특별한 증상을 겪거나 치료를 받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료기록을 살펴본 감정의도 A 씨가 군에서 입은 부상이 당시 사고로 발생했다고 봤고, 그 기여도를 60%로 판단했다"며 "기여도를 계산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위법도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 판사는 "감정의는 ‘당시 (뒤로 넘어진) 사고가 없었다면 A 씨가 그런 진단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하기도 했다"며 "A 씨는 국가유공자법이 정한 ‘공상군경’에 해당하기 때문에 국가유공자 요건 비해당 결정은 위법해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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