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탄핵선고 전 막판 총결집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선고 전 ‘마지막 주말’이 될 수도 있는 15일 탄핵 찬성과 반대 측 모두 대규모 장외집회를 예고했다. 찬반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데다 윤 대통령 석방, 감사원장 등 탄핵 기각의 영향으로 어느 때보다 치열한 세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탄핵 반대(반탄) 측에서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의 명분으로 삼은 야당 주도 줄탄핵의 부당성이 드러났다며 탄핵 기각·각하를 강력 촉구한 반면, 탄핵 찬성(찬탄) 측에서는 탄핵 기각 가능성에 위기감을 느끼며 더욱 결집하는 모양새다.

14일 오전 헌재 앞에는 수백 명의 시민이 모여들어 목소리를 높이며 경비 수위를 높인 경찰과 충돌 양상을 빚었다. 정문 맞은편에 모인 200명가량의 탄핵 반대 측 시민들은 꽹과리와 확성기 등으로 소음을 내면서 “탄핵 각하” “윤석열 복귀” 등 구호를 외쳤다. 헌재 안으로 자동차가 들어갈 때마다 “형배(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야 감옥 가자” “이재명 사형이다” 등 욕설과 고함이 터져 나왔다. 정문 앞에 돗자리를 편 채 십수 일째 단식 중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경찰도 정문 앞에 이중으로 폴리스라인을 치는 등 경계를 대폭 강화한 모습이었다. 헌재 앞 횡단보도 출입이 통제되면서 주변을 지나는 행인들은 지하철역 출구 쪽으로 우회해야 했다.

찬탄과 반탄 진영은 주말인 15일 서울 도심에서 각각 100만 명 규모의 대형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탄핵 찬성 집회를 주도해 온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오후 4시부터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15차 범시민 대행진’을 열고 헌재에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인용을 요구할 예정이다. 비상행동 측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윤석열의 신속한 파면과 처벌, 내란 세력의 청산과 재집권 저지, 사회 대개혁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에서 조합원 수만 명이 상경하는 민주노총도 오후 3시부터 남대문로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연 뒤 행진에 합류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탄핵 반대 진영의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는 최근 들어 가장 많은 인원이 모였던 3·1절 집회 수준의 인파가 15일 광화문에 모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국본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헌재로 넘어오는 과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피의자 방어권 보장 등 모든 부분이 불법적이고 부당해 탄핵은 무효”라고 말했다. 탄핵 반대 측 세이브코리아도 서울 여의대로에서 국가비상기도회를 개최하는 한편, 경북 구미시에서 1만 명 이상의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경찰은 비상행동과 대국본 집회에 각각 5만 명 안팎이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실제 선고일엔 훨씬 많은 인원이 몰려 극렬한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인근에 위치한 기업과 학교·상점 등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건설 측은 “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선고 당일 근무 지침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헌재 인근 유치원 2곳과 초·중·고·특수학교 9곳은 모두 휴원·휴교하기로 했다.

조재연·이재희·조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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