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엔 1~3척씩 경쟁입찰 방식
사업자 선정 지연에 대책 모색
2036년까지 건조, 전력화 목표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조감도) 사업이 법적 분쟁으로 1년 가까이 지연되는 가운데, 총 6척의 선박 중 선도함 1척을 제외한 양산함 5척을 한꺼번에 발주하는 종합발주 방식을 방위사업청이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의 5척 종합발주는 그동안 전례가 없던 일이다.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 주변국의 해군력 증강 등의 안보환경을 고려해 주요 함정의 전력화를 더는 늦출 수 없다는 해군 요청을 감안한 조치로 해석된다.

14일 방사청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오는 17일 분과위원회를 열고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방식과 함께 종합발주 방식 채택 여부를 심의한다. KDDX 방산업체로 지정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을 대상으로 1·2순위 업체를 선정해 각각 3·2척씩 미리 배분하는 종합발주 방식을 안건에 올릴 예정이다. 방사청은 이런 종합발주를 통해 7조8000억 원대에 이르는 한국형 이지스함 6척 건조를 2036년까지 마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종합발주 선정 방식은 방사청 설립 후 처음 시도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종합발주 대신 선도함 건조가 완료된 1척 또는 2∼3척씩 경쟁입찰에 의해 순차적으로 선정해왔다. 그러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법적 분쟁으로 선도함 건조 사업이 지연되고, 양산함 건조도 줄줄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종합발주 방식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양용모 해군참모총장도 지난달 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에 서신을 보내 “주요 함정의 전력화 시기가 지연되는 상황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KDDX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두 업체 간 과열로 사업이 지연되는 것에 대해 해군참모총장이 직접 우려를 전달한 것은 창군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만약 종합발주 방식이 채택되면 분과위 등을 다시 열어 후속함 추진 계획 국회법 시행령과 그와 연계된 방산관련 규정 개정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방사청은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방식과 관련, 현재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에 대한 수의계약 또는 경쟁입찰 두 가지 중에서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설계 방안은 전례가 없는 데다 담합으로 감사 대상이 될 수 있고 사실상의 연구·개발 단계인 기본설계 단계를 이미 지난 상황이라 정부가 이에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충신 선임기자
정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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