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값만 수백만원짜리 수업도
‘3세’ 사교육 참여율 50% 넘어
초중고 사교육비 29조 역대최고
이제 갓 돌을 넘긴 1세 A 군은 화요일 오후 3시가 되면 집에서 방문 체육 수업을 받는다. 전문 강사가 직접 진행해주는 이른바 ‘대근육 수업’이다. 회당 8만 원, 한 달 32만 원꼴이다. 수요일에는 월 13만 원짜리 미술 수업도 받는다. 달에 45만 원씩 지출하는 셈이다. 하지만 A 군의 부모는 14일 “곧 다가올 ‘언어 폭발기’를 고려해 두뇌발달 센터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구 값만 수백만 원, 그야말로 고액 수업이다.
A 군처럼 사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영유아는 두 명 중 한 명꼴에 달한다. 교육부가 지난해 7∼9월 만 6세 미만 취학 전 영유아 가구 부모 1만32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전날 발표한 ‘2024 유아 사교육비 시험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7.6%가 사교육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령별로 보면 2세 이하가 24.6%로 가장 적었고, 3세만 돼도 50.3%로 절반을 넘겼다. 4세는 68.9%, 5세는 81.2%에 달했다. 이들이 지출하고 있는 사교육비 총액은 1인당 월평균 33만2000원 수준이었다. 영어(41만4000원) 과목에서 가장 지출 규모가 컸고 취미·교양, 체육 과목이 12만7000원, 음악(12만2000원) 등이 뒤를 이었다.
영유아 부모들은 늘어나는 사교육이 “당연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중랑구에 거주하는 김모(여·33) 씨는 “아기가 100일만 좀 넘어도 다들 문화센터에 가서 수업을 듣는 게 당연한 분위기”라며 “산후조리원 동기들이 다 같이 가는데, 우리 아이만 빼면 뒤처지는 느낌을 받을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신모(여·37) 씨는 “일찍부터 보육기관에 보내긴 하지만 어린이집은 1대 다 구조라 ‘놀이방’ 같은 느낌이다. 부족한 부분을 사교육으로 채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이 29조200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사교육 열풍’이 학교급을 넘어 영유아로 확대되는 것으로 보인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정부가 영유아시기 최고의 보육,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경험한 학부모는 공교육을 신뢰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3세’ 사교육 참여율 50% 넘어
초중고 사교육비 29조 역대최고
이제 갓 돌을 넘긴 1세 A 군은 화요일 오후 3시가 되면 집에서 방문 체육 수업을 받는다. 전문 강사가 직접 진행해주는 이른바 ‘대근육 수업’이다. 회당 8만 원, 한 달 32만 원꼴이다. 수요일에는 월 13만 원짜리 미술 수업도 받는다. 달에 45만 원씩 지출하는 셈이다. 하지만 A 군의 부모는 14일 “곧 다가올 ‘언어 폭발기’를 고려해 두뇌발달 센터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구 값만 수백만 원, 그야말로 고액 수업이다.
A 군처럼 사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영유아는 두 명 중 한 명꼴에 달한다. 교육부가 지난해 7∼9월 만 6세 미만 취학 전 영유아 가구 부모 1만32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전날 발표한 ‘2024 유아 사교육비 시험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7.6%가 사교육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령별로 보면 2세 이하가 24.6%로 가장 적었고, 3세만 돼도 50.3%로 절반을 넘겼다. 4세는 68.9%, 5세는 81.2%에 달했다. 이들이 지출하고 있는 사교육비 총액은 1인당 월평균 33만2000원 수준이었다. 영어(41만4000원) 과목에서 가장 지출 규모가 컸고 취미·교양, 체육 과목이 12만7000원, 음악(12만2000원) 등이 뒤를 이었다.
영유아 부모들은 늘어나는 사교육이 “당연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중랑구에 거주하는 김모(여·33) 씨는 “아기가 100일만 좀 넘어도 다들 문화센터에 가서 수업을 듣는 게 당연한 분위기”라며 “산후조리원 동기들이 다 같이 가는데, 우리 아이만 빼면 뒤처지는 느낌을 받을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신모(여·37) 씨는 “일찍부터 보육기관에 보내긴 하지만 어린이집은 1대 다 구조라 ‘놀이방’ 같은 느낌이다. 부족한 부분을 사교육으로 채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이 29조200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사교육 열풍’이 학교급을 넘어 영유아로 확대되는 것으로 보인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정부가 영유아시기 최고의 보육,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경험한 학부모는 공교육을 신뢰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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