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역부터 시작한 이현우는 어느덧 데뷔 20년차를 맞았다. 배우로서 영역 확장을 고민하며 지난해 ‘사운드 인사이드’로 연극 데뷔했던 그는 ‘애나 엑스’로 두 번째 도전에 나섰다.
작품 속 배역의 변화는 이현우의 배우로서 성장과 맞물린다. ‘사운드 인사이드’에서는 대학 교수 벨라와 학생 크리스토퍼가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며 유대를 쌓아가는 과정을 보여줬다. 그는 크리스토펴 역을 맡아 문소리 등 쟁쟁한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애나 엑스’에서는 인기 데이팅 앱을 개발한 스타트업 CEO 아리엘 역을 맡았다. 실리콘밸리 출신 특유의 천재성과 천진난만함, 그리고 순정을 동시에 갖춘 인물을 이현우는 무대 위에서 효과적으로 구현했다.
‘애나 엑스’는 뉴욕 예술계의 유명 인사였던 애나 소로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가짜 신분을 이용해 상류층 사회에 침투한 여성 애나와 그에게 매료되었다가 점차 의심을 품게 되는 남자 아리엘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현우는 애나 역을 맡은 배우 최연우와 단 둘이 100분의 러닝타임을 채운다.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아리엘이 애나에게 빠져들고, 애나를 의심하고, 결국 애나로 인해 추락하게 되는 과정을 밀도 높게,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그 결과 그는 트리플 캐스팅된 이 작품에서 현리엘’(이현우+아리엘)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자신 만의 영역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현우는 ‘애나 엑스’에서 적절한 줄다리기로 호평받았다. 드라마·영화에 적합한 ‘생활형 연기’와 힘이 실린 발성과 발음이 강조되는 ‘연극형 연기’라는 두 지점 안에서 그는 완급 조절에 성공했다. 그가 표현할 수 있는 연기의 진폭이 넓어진 결과다.
지난 1월18일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에서 개막한 ‘애나 엑스’는 16일을 막을 내린다.
안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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