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S·방송 타며 인기 늘어
‘덕수궁 오일램프’도 재출시
2030세대를 중심으로 불교와 문화유산 같은 전통문화가 ‘힙’하다는 ‘힙트래디션’(멋지고 세련됐다는 ‘힙’과 전통을 의미하는 ‘트래디션’의 합성어) 열풍이 불고 있다. 그 유행의 선두에는 단연 국보·보물로 지정된 ‘반가사유상’이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021년 마련한 ‘사유의 방’에는 6세기 후반과 7세기 전반에 만들어진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만이 놓여 있다.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반가사유상의 전면과 측면, 후면을 면밀히 관찰할 수 있는 고요한 공간은 ‘유물 멍’의 성지로 통한다. 이와 같은 젊은층의 선호에 맞춘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도 인기다. 이 소품은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RM이 개인 SNS에 직접 인증하며 입소문을 탔다. 또 인기 예능프로그램 ‘서진이네’에서도 주요 소품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제품의 기획과 개발을 담당하는 김미경 상품기획팀장은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는 박물관 상품의 스테디셀러로 등극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의 판매 경향에 대해 “생활필수품이 아니더라도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 청자 미니어처, 백제금동대향로 미니어처를 선호하는 고객이 많다”고 설명했다.
매해 조선 궁궐을 주제로 신제품을 출시하는 국가유산진흥원의 전통상품 중에서는 인기 상품 재출시 사례도 찾을 수 있다. 2023년 12월 출시되자마자 뜨거운 인기를 누리며 완판된 ‘덕수궁 오얏꽃 오일램프’가 그 주인공. 재출시 에 대한 고객 문의가 많아지자 결국 지난해 9월 재출시해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우혜정 공예기획팀장은 “과거에는 수저세트와 명함지갑 등 실용적 상품이 중년 고객을 중심으로 판매됐다면 최근에는 전통상품을 ‘나를 위한 선물’로 바라보는 젊은 고객들의 증가가 체감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전통상품의 가벼운 소비를 경계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박물관 관계자는 “문화유산에 애정을 담아 간직하려고 구매하는 것이 아니기에 사진을 찍은 뒤 중고 매물로 나온 제품이 수두룩하다”며 “문화유산을 대하듯 신중한 소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상민 기자 joseph03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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