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관중 ‘1000만명 시대’
정규시즌 개막 앞두고 팬덤 유혹
저비용·고효율로 새 시청층 확보
티빙, 3년 중계권에 이용자 급증
예능 ‘야구대표자 시즌2’ 등 준비
CGV, 3면 스크린으로 생중계
JTBC ‘최강야구’는 내달 시즌4
2025 프로야구(KBO) 개막을 앞두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극장·TV들이 일제히 ‘야구 앞으로’ 모이고 있다. 넷플릭스에 드라마·예능 주도권을 뺏긴 상황 속에서 국내 최대 스포츠 팬덤을 확보하고 있는 야구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3년간 연간 총 1350억 원을 투자해 KBO 리그 뉴미디어 중계권을 따낸 티빙은 올해 공세 수위를 높인다. 오는 22일 정규 시즌 개막을 앞두고 2군 경기인 퓨처스리그까지 중계 서비스를 확대했다. 지난 14일 ‘LG vs 두산전’을 시작으로 올해 열리는 650여 경기 중 약 120경기를 중계하기 위해 티빙 앱 내 ‘KBO 리그 스페셜관’을 개설했다. 2020 NC 통합 우승을 일군 이동욱 전 감독을 비롯해 나지완, 민병헌, 최경환 등 해설위원이 참여해 팬들의 유입을 꾀한다.


관객 감소로 허덕이는 극장도 야구로 눈을 돌렸다. 멀티플렉스 CJ CGV와 한국야구위원회는 12일 ‘2025·2026 KBO 리그’ 극장 단독 생중계 및 프로모션에 관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정규시즌 개막일부터 극장 생중계를 시작하며, 매주 일요일 두 경기씩 볼 수 있다. 아울러 올스타전, 포스트시즌까지 생중계할 계획이다. CJ CGV는 중앙 스크린뿐 아니라 좌우 벽면에도 스크린을 설치한 ‘스크린엑스 라이브’(SCREENX LIVE) 시스템을 통해 실제 야구장에 와 있는 듯한 현장감을 선사한다는 복안이다. 정종민 CJ CGV 대표는 “지난해 프로야구 관중이 1000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극장 생중계로 야구를 즐기는 새로운 문화가 확산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야구 예능도 전면 배치된다. 선두주자인 JTBC ‘최강야구’는 이르면 오는 4월, 4번째 시즌을 시작할 예정이다. 은퇴한 레전드 야구 선수들이 대거 참여해 인기가 치솟은 이 프로그램은 최근 편성 방송사인 JTBC와 기존 제작사인 C1 사이에 마찰이 불거졌지만 “새 시즌을 위한 제작진 구성을 마쳤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시즌4로 돌아오겠다”고 전했다.
티빙 역시 중계에 이어 야구 예능 편성을 강화했다. ‘최강야구’의 김성근 감독을 내세워 앞서 공개했던 스핀오프 예능 ‘김성근의 겨울방학’은 티빙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예능 대상)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야구대표자 시즌2’ ‘파이트송’(가제) 등도 준비 중이다.
1982년 개막한 프로야구는 국내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한 종목이다.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720경기로 1088만7705명을 동원했다. 종전 최다 관객이었던 840만688명(2017시즌)보다 약 240만 명이나 증가하며 한국 프로스포츠 최초로 ‘1000만 명 시대’를 열었다.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이 끝난 이후에도 선수들의 트레이드와 전지훈련 등 스토브리그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지난해 티빙이 3년, 1350억 원에 중계권을 따냈을 때 비판 여론이 적지 않았다. 앞서 5년간 네이버·카카오 등 통신·포털 컨소시엄이 5년간 1100억 원을 지불했던 것과 비교하면 2배가량 몸값을 올려버렸기 때문이다. 중계 초기에는 잦은 실수와 더불어 티빙 접속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결국 충성도 높은 야구팬들이 돌아왔고, 이는 티빙의 성장으로 직결됐다. 지난해 1월 650만 명이었던 월간활성사용자수는 같은 해 10월 800만 명으로 급증했다. 프로야구 시즌이 끝난 후 주춤했지만, 이달 말 새 시즌이 개막하면 다시금 사용자 수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향후 스포츠 중계를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티빙은 야구 외에도 농구, 격투기, 세계 4대 메이저 테니스 대회 등을 중계한다.
또 다른 토종 OTT인 쿠팡플레이도 스포츠 중계에 적극적이다. 지난달 15일 개막한 K리그 축구 및 대표팀 경기도 독점 온라인 생중계하고, 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아시안컵 대회 중계 권리도 확보했다. 여기에 5월에는 인천에서 열리는 LIV 골프 정규 대회를 생중계하는 등 티빙을 추격하고 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드라마·영화 등의 제작비가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스포츠 분야에 투자하는 쪽이 저비용·고효율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드라마·영화는 여성, 스포츠는 남성 팬덤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스포츠 중계는 새로운 시청층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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